"BBK 사건, 김경준 본인을 위한 쇼"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8.02.2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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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특검 맹비난…이명박 당선인도 피해자임을 강조

"검은 머리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이 우롱당한 사건이다."

"김경준씨 본인을 위한 쇼였다."

이명박 당선인의 각종 의혹에 대해 38일간 수사를 벌여 온 정호영 특검팀이 BBK 관련 의혹 주요 당사자인 김경준 전 BBK 대표를 맹비난했다. 특검팀은 이번 사건에 있어 이 당선인은 피해자일 뿐이라는 인식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당선인과 BBK의 관계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무엇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은 머리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이 우롱당한 사건이다. 명백하다"고 답했다.

"(우롱당한 사람에) 이 당선인도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는 "포함된다"고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이 사건에서 다른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다 돌려받았는데, 이 당선인은 LKe뱅크의 투자금 30억원도 회수 못했다"며 이 당선인의 피해 사실을 강조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자금의 흐름을 보면 김씨의 목표는 미국에 있는 자신의 몰수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김씨는 그 재산이 BBK 주가조작과 횡령 등을 통해 취득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번 것이라고 하는데, FBI 자료 등을 통해 미국 재산이 옵셔널벤처스코리아를 통해서 나간 돈을 근거로 형성된 돈이라는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검팀은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강조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씨는 한국에서 진술할 때는 한국 실정에 관한 부분은 사실대로 말하고, 미국에서 일어난 일은 부풀려 말하는 반면 미국에서 이뤄진 재판 등에서는 미국 실정은 사실대로 말하고, 한국에서의 상황은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특검 조사에서 이 당선인과의 대질 신문을 줄기차게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김씨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특검 수사가 마무리될 무렵인 지난 19일에는 조사를 거부하기까지 했다.

이때 김씨의 변호인은 "(특검팀이) 쇼하는 것을 잘 봤다. 재미가 없어서 그만 두기로 했다"고 쏘아붙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21일 특검팀 관계자는 "변호인의 발언은 적절하다. 다만 쇼를 하는 주체가 다를 뿐"이라며 "김씨가 벌이는 쇼의 흥행을 위해 몰아가려는 의도에 우리가 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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