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고 비싼게 경쟁력..'미다스 손' 되고파

배현정 기자 2008.03.0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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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이재훈 ' BBQ 올리브돈까스' 대표 인터뷰

지난해 연말 서울 중구 약수동에 돈까스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돈까스 전문점? 아이들 밖에 더 좋아하겠어?” 라는 주변의 예상을 깼다. 자녀 동반 가족 고객은 물론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줄지어 식당을 찾았다.

오픈한지 한 달 만에 10개 점포의 계약을 마친 상태다. “이젠 돈까스도 BBQ다”는 기치를 내걸고 돈까스의 브랜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BBQ 올리브돈까스의 이재훈(30) 대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지켜보는 그의 눈빛이 더욱 빛난다.
맛있고 비싼게 경쟁력..'미다스 손' 되고파


◆800만원으로 5m² 가게 열어 ‘대박’



1997년 외환위기 전만 해도 그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IMF는 그의 인생 나침반을 돌려놓았다. 졸업한다 해도 취업의 길이 막힌 상태에서 그 당시 많은 남학생들이 택한 방법이 군 입대. 그 또한 잠시 ‘도피처’ 삼아 군대에 갔다. 그러나 제대할 즈음이면 풀릴 줄 알았던 경제 상황은 여전히 꽁꽁 얼어있었다. 복학을 위한 등록금 마련도 여의치 않았다. 진퇴양난이었다.

“일주일 내내 과외를 뛰면서 우선 돈을 모았죠.”
이후 3년간 모은 돈이 800만원.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하고 돈을 모은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레 장사에 관심이 갔다. “부모님이 부산에서 옷 가게를 하셔서 장사에 거부감이 없었어요. ‘끼’를 물려받은 것 같아요.”



그때 장사 아이템으로 눈에 들어온 것이 생선 초밥. 2003년 초 친구가 대형마트에서 구입해 온 초밥을 먹고 무릎을 쳤다. “고등학교 졸업식 때 부모님이 처음으로 정통 일식집에서 스시를 사주셨어요. 이후 너무 먹고 싶었지만 비싸서 먹을 수 없었죠.”

그렇게 비싼 스시를 싸게 테이크아웃형으로 예쁘게 포장해서 싸게 판매한다면 장사가 잘 될 것 같았다. 자본금 800만원으로 부산대 앞에 5m²(1.5평)짜리 미니 가게를 열었다. 초밥 3개를 990원에 팔았다. 대박이었다. 3년 만에 250개 점포를 거느린 프랜차이즈 대표가 됐다. 연 매출만 100억원에 육박했다.

◆BBQ에서 2의 경영 인생 ‘드라이브 걸다’


그러나 지난해 초 ‘잘 나가던’ 회사를 직원에게 넘겨주고 제너시스BBQ에 입사했다.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윤홍근 회장을 접견실에서 만났을 때는 가슴이 떨렸다.

“BBQ는 저의 로망이었어요. 프랜차이즈업계 사람으로서 제너시스BBQ는 제겐 삼성보다 더 커보였으니까요.”



지난해 초 계열사인 GNS유나인 대표를 맡았다. 당시 만 29세. 주변에선 ‘화려한 청춘’이라 부러워하지만 그건 정말 남들의 생각일 뿐이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았기 때문에 좋았던 기억보다는 힘들었던 때가 더 많았어요.”

나이가 어린 것이 좋을 때는 너무 좋지만 나쁠 때는 너무 나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젊으니까 사람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반면 '얼굴 마담이다', '부모님으로부터 사업체를 물려받았다'는 등 오해와 루머가 참 많았다.

그런 관점에서 제너시스BBQ의 계열사 대표 자리는 더욱 의미가 크다. "전문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고 윤 회장님 아래서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BBQ치킨 명성, 돈까스로 잇는다

이 대표는 최근 새 브랜드인 ‘BBQ 올리브돈까스’와 ‘U9스시&우동’을 만들었다. 스시와 우동, 돈까스를 함께 팔던 U9사업부에서 돈까스를 따로 떼내 각각의 고유성을 살린 것. 돈까스는 튀김 요리에 자신 있는 BBQ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BBQ치킨의 명성을 잇기에 유리한 아이템이라고 판단했다.

출발 성적은 A+. 현재 BBQ 올리브돈까스는 매주 1~2개씩 새로 점포가 오픈하고 있으며 계약이 밀려 있는 상태다.



“맛있고 ‘비싸니까’ 경쟁력은 충분합니다.” 보통 음식점은 ‘싼’ 가격을 무기로 내세우는데 반해 BBQ 올리브돈까스는 오히려 비싼 가격을 자랑한다. 메뉴당 보통 7000~1만원 선. 분식점이나 기사 식당 등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돈까스보다 30% 가량 높은 가격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고객이 많아요. 샐러드 하나 주문해 나눠드시기도 하고 옛날(식) 돈까스도 많이 찾으세요. 처음에는 애들 때문에 왔다가 비싼 만큼 품질이 좋으니까 계속 오시는 것 같습니다.”

돈까스가 흔한 메뉴라는 점도 그는 강점으로 재해석한다. “돈까스를 좋아하는 고객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잖아요. 이미 형성돼 있는 시장에다 ‘브랜드화’로 시장 규모를 더 키울 겁니다.”



연내 100개점포의 문을 여는 것이 목표다. BBQ 올리브돈까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좀 더 대중화한 브랜드도 내놓을 생각이다. 이외에도 그의 머릿속에는 사업계획안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프랜차이즈업계의 ‘마이다스의 손’이 되고 싶다”는 포부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 이재훈 대표의 성공 창업 및 운영 전략

1. ‘전쟁터에 나간다’는 각오로 가게 문 열어라 - 잘 된 사람만 보고 함부로 창업하지 말라. 언론에는 잘 된 사람만 나오지만 십중팔구는 실패한다. ‘장사가 쉬울 것’이라는 착각은 인생 망치는 지름길이다.



2. 프랜차이즈를 고를 때는 책임자의 실제 창업 경력을 봐라 - 경력만 화려한 프랜차이즈 경영진은 ‘빚 좋은 개살구’와 같다. 프랜차이즈사업에는 복합적인 운영 능력이 필수다. 창업의 밑바닥부터 아는지 현실적인 대안 제시 능력이 있는지를 점검하라.

3. 좋은 아이디어일수록 많은 사람과 공유하라 - 좋은 아이템을 발견하면 ‘너무 좋으니까 다른 사람이 가져갈까봐’ 혼자 고민하는데 이것은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나왔거나 나왔다가 실패했을 수도 있다. 아이디어는 공유할수록 시간과 돈의 허비를 막고, 좋은 상품으로 만들어진다.

4. ‘맛 없다’ 불평 고객, 문 밖까지 배웅하라 - ‘맛 없다’고 투덜대는 고객은 ‘다시 올’ 손님이다. 진짜 안 올 사람은 불평도 안한다. 개선점을 묻고 서비스 하나라도 더 챙겨줘라. 그러면 안 오려고 작정했던 사람도 다시 온다.



◇이재훈 대표 약력
1977년생/ 1996년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입학/ 2003년 800만원으로 5m²(1.5평) 초밥전문점 창업/ 2006년 250개 가맹점 개설/ 2007년 BBQ 올리브돈까스 계열사 대표

◆ BBQ 올리브돈까스 창업 포인트

BBQ 올리브 돈까스는 BBQ치킨으로 쌓은 ‘튀김요리’의 강점을 십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제너시스BBQ는 현재 전국 320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대량 생산, 대량 구매’ 시스템으로 올리브 오일 등 질 높은 원재료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하는데 경쟁력이 있다.



또한 올리브 돈까스의 경우 전 메뉴의 매뉴얼화 및 높은 가공도로 주방장이 따로 필요 없어 인건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내점 고객뿐 아니라 배달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도 있다. 창업 비용은 보급형(66.1㎡), 고급형(132.2㎡)이 가맹비, 인테리어, 점포시설 등을 포함해 각각 6279만원, 1억1809만원 선(점포 임대료 제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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