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이틀째 고가 행진..랠리 계속될까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2.21 07:29
글자크기
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최고가를 경신하며 초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 인도분 선물은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일 종가 대비 74센트 오른 배럴당 100.74달러에 정규 거래를 마쳤다.

전일의 종가 100.01달러에 이은 이틀 연속 종가 기준 세자릿수 행진이다.



WTI 3월물은 이날 장중 배럴당 101.32달러를 찍으며 장중 기록도 갈아치웠다.

중국, 인도 등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한 원자재 수요 증가와 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달러 약세가 유가를 끊임없이 밀어올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금속, 비철금속은 물론 대두, 밀 등 식품에서도 동일하게 되풀이되고 있다.



유가 고공 행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뱅크의 수석 에너지 이코노미스트 아담 시민스키는 시장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수많은 상승 견인 요인들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심각한 경기 침체의 경우에만 유가 랠리가 끝날 것"이라며 "올해 역시 일 100만배럴 이상 석유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상승세를 틈타 투자 차익을 챙기려는 투기 수요와 WTI 3월물 계약이 이날 끝났다는 점도 유가 상승세의 이유로 지적됐다. 이날 4월물 가격은 전일과 동일한 배럴당 99.70달러에 형성됐다.


하지만 늘어난 수요에 최근 유가 랠리의 근본 원인이 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3일 월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원유 수요가 8760만배럴로 170만배럴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에너지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역시 100만배럴 이상의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유로 퍼시픽 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 피터 쉬프는 "큰 변화가 없는 한 연말 유가가 120~150달러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청은 21일 석유 재고를 발표한다. 블룸버그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재고는 지난주 230만배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원유 공급은 지난 5주 동안 6.4%(1820배럴) 늘어났다.

이전의 경우, 미국의 재고 증가 발표시 유가는 대부분 내림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21일 발표로 이번 랠리가 마침표를 찍을진 미지수다.



에너지 컨설턴트사 카메론 하노버의 사장 피터 부텔은 "에너지청의 발표 이후 다시 매수가 집중될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재고량 증가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