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플레 위험 커지고 주택경기는 침체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2.20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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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소비자물가 19개월래 최고 상승..금리인하에 부담

금융시장에 가장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인플레이션 위험은 예상보다 커진 반면 주택 경기는 25년여 이래 최악의 침체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0일 발표된 1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신규 주택 착공 및 주택 허가 건수에 대한 평가다.



이날 미 노동부는 20일(현지시간) 1월 CPI가 0.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 0.3%를 웃도는 것으로, 12월과 같은 수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CPI는 0.3% 증가해 역시 예상치 0.2%를 웃돌았다. 이는 2006년6월 이후 19개월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유가, 원자재, 곡물 등의 급등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불안감이 지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신용경색으로 경기침체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인플레까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품목별 동향을 보면 식료품과 에너지, 의복과 (사무실 등의) 렌트 가격 상승이 소비 물가를 자극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는 연준(FRB)이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금리인하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에 따라 뉴욕의 3대지수 선물 가격은 소비자 물가 지수 발표 직후 낙폭을 확대했다. 모두 1% 넘는 급락세다.

뉴욕에 있는 도쿄-미쯔비시 은행의 크리스 럽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인플레에 비중을 적게 두고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연준의 금리인하가 인플레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신규 주택 착공건수는 199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사반세기 이래 최악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올해도 미국 경기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이날 1월 신규 주택 착공이 101만2000건(연 환산 기준)으로 전월대비 0.8% 증가했다고 밝혔다. 건축 허가는 3% 줄어든 104만8000건이었다. 신규 착공은 예상치를 조금 웃돌았고 건축허가는 밑돌았다.

포클로저(차압)가 증가하고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팔리지않는 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주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시의적절한 방법으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리먼 브러더스의 에단 해리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거용 주택 건설 투자가 연말까지 지지부진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건설 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소비 경기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CPI 충격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상황이다. 다만 인하폭을 두고는 논란이 있다. 0.5%포인트 인하 전망이 우세하지만 인플레 위험이 커지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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