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모텔' 경매물건 줄줄이 낙찰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8.02.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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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시설 낙찰률 이달 16.54%p↑…낙찰가율도 70% 육박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숙박시설이 잇따라 낙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여러 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낮아졌거나, 다른 시설로 업종 변경이 가능한 관광호텔이나 모텔, 여관, 콘도 등이 새 주인을 속속 찾고 있는 것.

20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이달 1∼15일 수도권 숙박시설 경매물건의 낙찰률은 42.86%로 지난달 (26.32%) 대비 16.5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40%), 단독주택(32%) 등 수도권 주거용 경매물건의 낙찰률은 지난달 대비 각각 0.43%, 5.74% 떨어져 대조를 이뤘다.

숙박시설 낙찰가율은 69.57%로 지난해 7월(70.90%) 이후 7개월만에 처음으로 70%에 육박했다. 지난달(55.07%)보다는 14.5%포인트 상승했다.



경매시장에 나오는 숙박시설의 감정가는 대부분 수십억원대로 자금 부담이 커 주거용 물건과 비교해 인기가 없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운영 수익마저 좋지 않아 숙박시설은 투자자들의 외면 대상 1순위였다.

하지만 2∼3차례 유찰된 모텔이나 호텔 등은 시세보다 싼 값에 매입할 수 있는데다 상가나 원룸, 사무실 등으로 용도를 바꾸면 비싼 값에 되팔 수 있어 최근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박갑현 지지옥션 매니저는 "이달 낙찰된 숙박시설만 봐도 최저입찰가가 감정가 대비 40∼80%대로 할인된 물건들"이라며 "이들 물건 가운데 상가나 원룸으로 리모델링할 수 있는 물건들은 특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도봉구 도봉동의 지상 2층짜리 여관(감정가 33억9500만원) 경매에서는 4명이 입찰 경쟁을 벌였다. 낙찰가는 28억6100만원, 낙찰가율은 84%를 기록했다.

이 물건은 상가점포와 사무실이 많은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다 현재 2층만 여관으로 사용하고 1층은 상가가 입점해 있다. 전문가들은 낙찰 후 업종 변경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일 경매된 경기 가평군 가평읍의 L호텔(지상 7층, 감정가 20억700만원)에는 3명이 입찰했다.

이전 경매에서 4차례나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8억2200만원까지 떨어지자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입찰에 나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 호텔의 낙찰가는 결국 15억1000만원으로 낙찰가율은 75%까지 올라갔다.

이밖에 경기 양주시 백석읍 숙박시설과 장흥면 모텔, 강원 철원군 서면 D호텔 등도 2∼6차례 유찰 끝에 이번에 새 주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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