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스톱? 펀드 투자자들 '진퇴양난'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2.2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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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반등에 무게 적립식 매수…아직은 채권보다 주식

코스피지수가 한달 만에1700선을 회복하면서 증권사 일선 창구로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지수가 회복되며 펀드를 환매 해야할지, 더 들어가야할 지 투자자의 고민의 폭도 깊어지는 눈치다. 영업점에서는 투자자들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더 어렵다는 분위기다.

작년말 고점인 2000선에서 물린 투자자들은 1600선까지 급락을 경험했고 1700선 회복으로는 손실의 절반도 복구하기 어렵다. 반면 1600선에서 저가매수한 투자자들 역시 이익실현을 하기엔 일러 보인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더 신중해졌다. 특정 펀드로의 쏠림 현상도 눈에 띄게 줄었고 주식형펀드로의 대규모 자금유입이나 환매 움직임도 없는 상태다.

증시의 방향성이 확인될 때까지 관망하거나 2중, 3중으로 바닥을 확인해가며 분할매수하는 경우, 혹은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등 투자자들의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환매하자니 아깝고, 추가매수는 두렵고

19일 CJ투자증권 상품개발팀 및 일선 영업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2000포인트에서 환매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반등 수준이 미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1850선을 회복하는 등 본격적인 반등장이 연출되면 저점에서 매수한 고객이 수익실현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동양종금증권 골드센터분당점 관계자는 "이제 투자자들은 하락했을때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어 섣불리 움직이기보다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상반기 박스권 장세를 예상하고 장기투자로 눈을 돌리는 경향도 보인다"고 말했다.


△저가매수 자금…적립식으로 유입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서도 일부 투자자들은 증시 반등에 무게를 두고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목돈을 거치식으로 넣기보다 적립식으로 가입하거나 분할매수하는 등 과거보다 움직임이 신중하다.

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 임주혁 PB는 "주식형펀드는 수익실현보다 가입이 소폭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거치식보다는 분할매수나 적립식을 통해 조금씩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며 전체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고 밝혔다.

동양종금증권 골드센터영업부 관계자는 "현재 주식형펀드 추가매수는 신규가입보다 기존 적립식 펀드자금이 많다"며 "최근 수익이 저조하기 때문에 선뜻 추가매수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주식형펀드의 고수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전한다. 환매한 고객들도 MMF(머니마켓펀드) 등 단기 금융상품에 묻어두고 재가입 시기를 조율중이라는 분석이다.

△채권펀드 가입은 아직…'큰손'들 ABCP펀드 관심

반면 일부 '큰 손' 고객들은 증시 약세와 금리하락으로 수익률이 개선되는 채권에 자금을 넣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투자자들은 여전히 고수익에 대한 기대로 채권펀드에 관심을 두고있지 않은 분위기다.

임주혁 한화증권 PB는 "채권을 직접 찾거나 채권형펀드에 관심있는 투자자들은 적지만 확정형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펀드에는 안전자산이 몰리고 있다"며 "스코틀랜드왕실은행(RBS)와 같은 구조화해외채권이나 브라질채권 등 이머징채권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등에 따르면, 부실 우려를 낳고있는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ABCP는 연 6%대 중반 금리를줘 개인투자자들의 매입이 늘고있다. 은행 금리마저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6% 중반대 수익율에 만족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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