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철광석업체 최대 154% 인상 요구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2.1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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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제철업체들이 주요 철광석 생산업자 중 하나인 브라질 발레 도 리오 도체와 철광석 공급 가격을 대폭 인상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유사한 가격 인상 합의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 보도했다.

18일 포스코와 일본 1, 2위 철강사 신일철, JFE스틸 등은 발레와 4월 선적분부터 전년에 비해 65% 인상된 철광석 도입가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포스코, 신일철 등의 가격 합의는 향후 진행될 업계의 철광석 공급가 협상에 하나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 철광석 수요는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고속 경제성장세 지속을 위해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의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이에 당초 약 30%의 공급가 인상을 예상하던 애널리스트들은 인상 가능 범위를 거듭 상향하고 있다. 중국 제철업계에서 포스코와 신일철 등의 65%를 뛰어넘는 인상 합의가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최대 철강사 바오스틸의 쉬 러장 회장은 17일 베이징에서 열린 업계컨퍼런스에 참석, 한국과 일본 철강업체들의 가격 인상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바오스틸은 철광석 공급업체와의 가격 협상에서 중국 제철업계의 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일단 가격 인상 합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격 인상 자체보다 인상 합의에 따른 공급 안정에 더 주목하는 눈치다. 18일 일본 증시에서 신일철과 JFE의 모회사 JFE홀딩스는 각각 3.2%, 6.3% 상승했다.


가격 인상분은 철강 제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철광석 가격은 2005년 71.5%, 2006년 19%, 지난해 9.5% 등 최근 수년간 꾸준히 올랐지만 그간 철강사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인상 부담을 떠안아왔다. 그러나 철강사들은 더이상 가격 부담을 흡수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이미 1월 열간압연코일 가격을 11.5% 인상했다.

중국 항저우스틸그룹 역시 해외로부터 들여오는 철광석 가격이 최근 90% 이상 상승했다며 올해 철강제품 가격을 20~30% 올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호주의 리오 틴토는 운송비 절감에 따른 가격 프리미엄까지 적용, 발레보다 높은 공급가격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보다 호주가 운송 거리가 짧아 비용이 덜 든다는 점을 감안해 '운송 프리미엄'을 달라는 것. 실제로 포스코는 철광석 물량의 60%를 호주에서, 25%를 브라질에서 들여오고 있어 인상폭이 커질 경우 부담이 더욱 늘 전망이다.

리베럼 캐피탈의 마이클 롤린슨 원자재 담당 대표는 "이번 협상으로 한 번 정해진 가격을 모든 업체들이 따르는 철강업계 관행이 끝날 수 있다"며 "리오가 요구하는 인상폭은 최대 154%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발틱해운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철강업체들이 브라질보다 호주에서 철광석을 수입해 절약할 수 있는 비용은 톤당 34달러85센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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