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경남·광주銀 증자 추진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02.1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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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회사로 전환 후 유증 검토

우리금융 (11,900원 0.0%)지주가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우리금융은 소액주주 문제 등 일정조건이 충족되면 증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경남, 광주은행은 경영상의 이유로 줄기차게 증자를 요청해 왔었다. 이번 증자가 성사되면 창립이래 첫 증자다.



◇우리금융, 경남ㆍ광주은행 증자 검토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경남, 광주은행 증자를 논의했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요청했다.

경남은행은 사업확대를 위해 자본금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광주은행도 바젤Ⅱ 시행으로 자기자본비율(BIS)이 1%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을 우려해 증자를 요청했다. 실제 광주은행은 자기자본비율(BIS)이 지난해 말 10.9%로 전년(11.42%)에 비해 0.52%포인트 떨어졌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이들 은행에 대한 증자에 부정적이 입장이었다. 사실상의 공적자금 추가 투입이기 때문에 신중했던 것. 그러다 경남은행이 영남지역 대표은행이 되기 위해 증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광주은행도 경영상의 이유로 거듭 요청하다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단 조건이 붙었다. 소액주주 문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은행의 경우는 증자에 대한 책임 문제도 거론됐다. 이에 지난해 말 집행임원을 전원 교체하고 임원수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현재 경남, 광주은행의 소액주주 지분은 각각 43주와 517주다. 합해서 0.01%도 안 되는 규모다.


경남, 광주은행은 우리금융에 인수되기 전 자사주를 100% 완전 감자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채권(BW)를 주당 12만5000원에 발행했었다. 이를 경남, 광주 은행 노조가 우리은행과의 통합에 대비해 사들였다.

◇우리금융, 경남ㆍ광주은행 완전 자회사 추진 =우리금융이 증자 전제조건으로 소액주주문제를 거론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 은행 지분100%를 소유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이점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세금이 준다. 개정 지주회사법이 시행되면 자회사의 세금이 지주사로 일원화 되면서 연결법인세를 내기 때문에 세금 절감 효과가 있다. 또 입금분산법에 의거, 배당금을 받을 때 완전 자회사의 경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경영과 관련된 주요 안건 처리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현재는 지주회사와 별개로 자회사의 이사회가 따로 열리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예컨데 증자를 위해서 두 달정도 소요되지만 완전 자회사인 경우 단 하루만에라도 처리가 가능하다.

물론 소액주주를 설득하는 문제가 만만찮다. 우선 경남, 광주은행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금융이 우리금융 지분과 맞교환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여의치 않을 경우 95%이상 지분 보유 자회사의 경우 소액 주식을 배제할 수 있다는 관련법에 의거,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다.

◇경남, 광주 은행 매각에 미치는 영향은? = 우리금융은 경남, 광주은행의 완전 자회사 전환 및 증자가 이들 은행의 분리매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완전 자회사화 될 경우 매각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매수자 입장에서 볼 때 완전 자회사가 되면 소액주주의 반대매수 청구권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증자로 인해 덩치가 커지면 매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인수 의향이 있는 부산, 대구은행은 그 정도 가격 상향에 대해 특별히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자금이 고스란히 매수인의 자산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매각가치에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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