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올인하다 길 잃은 교육개혁구상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8.02.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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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초 발표한다더니 감감 무소식..영어에 '올인'하다 다른 정책 뒷전

2월 초 발표하기로 했던 새 정부 교육개혁 구상(안)이 대통령직인수위 활동마감 시한이 다가옴에도 감감 무소식이다.

이에따라 인수위가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에 '올인'하다 교육정책의 전체 큰 틀을 제시하는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주호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는 지난달 2일 교육부의 인수위 업무보고 뒤 브리핑에서 "교육부 실국별 업무보고를 추가로 받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2월초 새정부 교육개혁 구상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로부터 20여일이 지난 1월 22일,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 발표 당시에도 "2월초 '공교육 강화 로드맵' 등의 교육개혁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2월초를 훌쩍 지나 인수위 활동 시한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새 정부 교육개혁 구상안은 발표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한 관계자는 "당시 발표 절차에 대해 정확히 얘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인수위 활동 내용이 담긴 백서에 (교육개혁안이)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따로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수위 해명과 달리 공교육 로드맵 발표가 늦춰진 것은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높은 관심을 보인 ‘영어 공교육 프로젝트’에만 지나치게 관심을 집중하다 발표 때를 놓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 다른 관계자는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입시제도를 먼저 발표하고, 정부조직개편 상황을 봐가며 2월초 포괄적인 교육정책들을 내놓는 게 당초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지난달 말 영어 공교육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어 잘하면 군대 안간다’, ‘영어 외 수업도 영어로 수업한다’ 등의 기사가 쏟아지면서 갑작스레 영어공교육 공청회를 계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 발표 당시 이경숙 위원장이 ‘영어 몰입교육’을 강조했고, 이로 인해 다른 이슈들에 집중할 기회를 놓쳤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대학입시제도 로드맵, 영어 공교육 로드맵 외에 사교육비 감소, 공교육 강화 등 이명박 당선인의 다른 교육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교육단체 한 관계자는 “입시제도, 영어공교육 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전체 교육 문제 가운데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며 “교육시스템 문제, 교원정책과 취업문제, 연구개발과 장학제도 등 다른 수많은 정책들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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