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퇴짜끝에 서울시新청사 '한옥처마'형상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8.02.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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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13층높이 건물외벽 투명 유리창으로...시민들은 '글쎄'

↑ 서울시 신청사 모습↑ 서울시 신청사 모습


서울시가 신(新)청사 건립 추진 2년여만에 최종 디자인을 확정했다.

서울시는 전통 건축물의 상징인 처마와 곡선미를 적용, 지하5층~지상13층 높이로 짓는 (주)아이아크(대표 유걸)의 설계(안)을 신청사 최종 디자인으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005년 12월 신청사 건립 공사 발주 이후 2년3개월만에 신청사의 모습이 드러난 셈이다.



◇신청사 핵심키워드 '전통, 시민, 미래'=서울시는 시청 인근 덕수궁과 숭례문, 광화문 등 전통 건축물들과 조화를 위해 '한옥의 처마'를 형상화한 디자인이 선택됐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한 전통 문화가 건축에 적용돼, 대한민국 수도의 랜드마크로 건립한다는 발상이다. 13층 높이의 신청사는 건물 외벽 모두 투명 유리창으로 건립된다.



시는 신청사 전체 연면적 9만4100㎡(2만8515평)의 30% 이상을 시민문화공간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신청사에는 각종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 홀, 스카이라운지, 에코플라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외부가 투시되는 최상층의 다목적 홀과 전망 휴게실, 지붕과 벽면이 서로 감기고 넘어가는 유기적 형상 등은 IT·디지털 기술을 상징하는 등 미래 서울의 건축을 의미한다.

신청사는 또 미래형 친환경 건물로 지어진다. 여름에는 태양광의 유입을 막아 건물 온도 상승을 저지하고, 겨울에는 태양광 유입을 늘려 건물을 덥힌다. 동시에 외부 벽체의 커튼월과 공기의 대류를 이용해 건물 내외를 관통하는 자연환기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신청사는 오는 3월 기초공사에 착수, 3년 후에 완공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청사는 100년 후에도 서울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건립될 것"이라며 "디자인이 돋보이는 신청사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문화 유산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번 퇴짜 맞은 시청사 디자인...이번엔?=지난 2005년 이후 서울시 신청사의 디자인은 문화재 심의에서 5번 부결, 6번째 심의(2007년 10월)에서 통과됐다.

어렵게 결정된 디자인은 서울이 세계 10대 도시로 성장하는데 있어 상징성과 조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높이와 연면적 제한에 따라 서울시 직원 50%만 수용하게 됐다는 말도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에 신청사 디자인을 원점에서 다시 그리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1월 오 시장은 50년 후, 100년 후에도 남을 건물로 지으라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결국 서울시 신청사 디자인은 6번 퇴짜를 맞게 된 것.



시는 이후 건축가협회, 건축사회, 건축학회 등 국내 건축관련 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아 새로운 디자인을 선정할 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내로라하는 건축가들이 참여한 설계공모를 개최,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신청사의 최종 디자인이 결정됐다.

시는 지난달 문화재 위원회의 자문을 통해 자율적인 설계 추진 허가를 받고 이번 설계안을 결정했다.

시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청사의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네티즌 및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대다수 네티즌들과 시민들은 신청사가 온통 유리로 건립될 경우 주변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어색하게 보일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못하는 디자인임은 사실이나 앞으로 100년 후를 내다보면 아주 훌륭한 디자인이다"며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시민들을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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