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협상…'극적 타결' or '파국'?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8.02.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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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직개편안 협상이 쉽지 않다. 칼자루를 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나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모두 완강하다. 양쪽다 초읽기에 몰렸음에도 분위기는 초강경이다.

양측 사이에 흐르는 기류는 한겨울과 같다. '결렬' '파국' '깬다' 등의 말이 적잖게 들린다. 특히 '총선'을 앞둔 양측간 계산까지 맞물리면서 답안지 작성이 어렵다.



물론 막판 대화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실타래를 풀기 위한 만남일지,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제스처일지는 확실치 않다.

◇주말, 냉각기를 거쳤지만… = 양측간 대화 채널은 주말 내내 닫혔다. 물밑 접촉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 당선인측은 주말내내 '워크숍' 때문에 바빴고 통합민주당도 합당 절차를 진행하느라 시간 내기 힘들었다.



이 때문만은 아니다. 양측이 의도한 면도 없지 않다.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이상 만남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게 컸다. 냉각기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상대방을 만나기 전 내부 조율을 할 시간도 필요했다.

현재로선 만남 자체도 쉽지 않아 보인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이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운을 띄웠지만 민주당은 "언론플레이"(유은혜 부대변인)라고 일축했다.

◇데드라인은 18일 = 양측은 사실상의 마지노선으로 18일 오전을 상정해 놓고 있다. '인사 청문' 등의 일정을 고려할 때 나오는 시간표다.


협상을 중단한 채 시간만 보낼 처지가 아니다. 일단 어떤 식으로건 협상 태이블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팽팽한 의견차가 여전하다는 얘기다.

오히려 '악화'됐다는 지적이 많다. 이 당선인측은 "원안대로"(인수위 핵심관계자)로 돌아갔다. 통일부 존치나 장관급의 양성평등위원회 설치 등의 언급도 일절 사라졌다.



민주당도 강경하다.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 농업진흥청 등 3개 부처의 모두 존치에서 물러날 기미가 전혀 없다. 특히 이 당선인과 손 대표의 생각이 워낙 확고하다. 둘 중 한 사람이 타협책을 내놓지 않고는 사태 해결이 어렵다는 얘기다.

◇극적 타결…파국…장기화 = 향후 전망은 예측하기 어렵다. 우선 '극적 타결'되는 시나리오가 있다. 양측 모두 여론 부담이 만만찮아 한발씩 양보할 수 있다. 신당은 '발목잡기'란 말이 무섭다. 한나라당이나 이 당선인은 '일방 독주'가 아킬레스건이다.

물론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적잖다. 양측은 서로에게 '혐의'를 두고 있다. 이 당선인이 주말 워크숍에서 정부조직개편과 관련 총선을 언급한 것이나 손 대표가 부산에서 해양 관계자들을 만난 것 모두 '총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것.



문제는 이런 행보가 '발목잡기'로 비칠지, '일방독주'로 비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이를 "리스크 요인"이라고 했다. 손해 볼 일이라면 어느 한 쪽이 접겠지만 충분히 감수할 만한 리스크 요인이라면 승부를 걸 만하지 않냐는 해석이다. '타결' 가능성 못지않게 '파국' 가능성도 높은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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