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사이에 흐르는 기류는 한겨울과 같다. '결렬' '파국' '깬다' 등의 말이 적잖게 들린다. 특히 '총선'을 앞둔 양측간 계산까지 맞물리면서 답안지 작성이 어렵다.
◇주말, 냉각기를 거쳤지만… = 양측간 대화 채널은 주말 내내 닫혔다. 물밑 접촉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 당선인측은 주말내내 '워크숍' 때문에 바빴고 통합민주당도 합당 절차를 진행하느라 시간 내기 힘들었다.
현재로선 만남 자체도 쉽지 않아 보인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이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운을 띄웠지만 민주당은 "언론플레이"(유은혜 부대변인)라고 일축했다.
◇데드라인은 18일 = 양측은 사실상의 마지노선으로 18일 오전을 상정해 놓고 있다. '인사 청문' 등의 일정을 고려할 때 나오는 시간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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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을 중단한 채 시간만 보낼 처지가 아니다. 일단 어떤 식으로건 협상 태이블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팽팽한 의견차가 여전하다는 얘기다.
오히려 '악화'됐다는 지적이 많다. 이 당선인측은 "원안대로"(인수위 핵심관계자)로 돌아갔다. 통일부 존치나 장관급의 양성평등위원회 설치 등의 언급도 일절 사라졌다.
민주당도 강경하다.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 농업진흥청 등 3개 부처의 모두 존치에서 물러날 기미가 전혀 없다. 특히 이 당선인과 손 대표의 생각이 워낙 확고하다. 둘 중 한 사람이 타협책을 내놓지 않고는 사태 해결이 어렵다는 얘기다.
◇극적 타결…파국…장기화 = 향후 전망은 예측하기 어렵다. 우선 '극적 타결'되는 시나리오가 있다. 양측 모두 여론 부담이 만만찮아 한발씩 양보할 수 있다. 신당은 '발목잡기'란 말이 무섭다. 한나라당이나 이 당선인은 '일방 독주'가 아킬레스건이다.
물론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적잖다. 양측은 서로에게 '혐의'를 두고 있다. 이 당선인이 주말 워크숍에서 정부조직개편과 관련 총선을 언급한 것이나 손 대표가 부산에서 해양 관계자들을 만난 것 모두 '총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것.
문제는 이런 행보가 '발목잡기'로 비칠지, '일방독주'로 비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이를 "리스크 요인"이라고 했다. 손해 볼 일이라면 어느 한 쪽이 접겠지만 충분히 감수할 만한 리스크 요인이라면 승부를 걸 만하지 않냐는 해석이다. '타결' 가능성 못지않게 '파국' 가능성도 높은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