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 반도체 투자 ‘7조원은 어디로’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2008.02.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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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올해 반도체 투자 집행 일정에 대해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올해 반도체 부문에 투자키로 한 7조원을 어떻게 집행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삼성전자 담당자가 내놓은 답변이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삼성전자의 주력사업 투자와 관련해 LCD부문은 지난해 11월 충남 탕정 8세대 LCD라인 증설에 2조562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로부터 LCD장비를 수주한 협력사들은 올해 3/4분기로 예정된 8세대 LCD 증설라인 양산 일정을 맞추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기자수첩]삼성 반도체 투자 ‘7조원은 어디로’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8세대 LCD라인 증설 계획을 착실히 수립했던 LCD와는 달리,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삼성 특검의 영향으로 올해 투자키로 한 7조원에 대한 집행일정 수립을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다.

올해 D램 가격 급락 여파로 대만과 일본 유럽 등 전 세계적인 반도체 투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과는 달리 삼성전자는 당초 올해도 지난해 6조9100억원보다 늘어난 7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업계 선도적인 지위를 이어간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학수 부회장이 소환되는 등 삼성 특검의 강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반도체 7조원 투자에 대한 집행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중 삼성전자의 경기 화성 16라인 신설투자와 기존 라인 증설투자에 따른 수혜를 잔뜩 기대했던 반도체부문 장비협력사들 역시 현재까지 올해 경영계획을 세우지도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비자금 사건과 관련한 여러 의혹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풀어야 힐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을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 전반에 걸친 투자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이어 수천 수만에 이르는 삼성 협력사들이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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