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조망 따라 수억씩 들쑥날쑥

부산=송복규 기자 2008.02.18 10:07
글자크기

[르포]'수만인파 주목' 해운대 아이파크 가다

"몇호 당첨되셨어요? 3호나 4·5호 라인이면 최소 5000만원은 프리미엄 얹어줄 수 있는데…."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내 '해운대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앞. 두툼한 점퍼를 입은 아주머니가 기자의 발길을 막아섰다.

실제 거래는 됐는지, 최고 프리미엄은 얼마인지 등을 물으며 기자가 관심보이자 옆에 서서 지켜보던 아주머니 2명이 다가와 각각 다른 부동산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손에 쥐어 줬다.



하지만 수만명의 모델하우스 인파가 몰리고 분양권에 수억원대 프리미엄이 붙었다던 해운대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주변은 그야말로 썰렁했다.

정식계약 마감일인 지난 13일까지 장사진을 쳤다던 원정 떴다방들은 모두 자취를 감췄고, 일당을 받고 손님에게 명함을 돌리는 7∼8명의 아주머니들만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정식계약 전 떴다방들이 모델하우스 주변에서 <br>
분양권 거래를 알선하고 있다.▲정식계약 전 떴다방들이 모델하우스 주변에서
분양권 거래를 알선하고 있다.


◇원정 떴다방 떠난 현장 '썰렁'=모델하우스 문을 연 지난달 18일부터 정식계약이 끝난 지난 13일까지 해운대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앞에는 연일 수십명이 진을 쳤다.

모처럼 '돈이 되는' 아파트가 나왔다는 소문이 나면서 해운대는 물론 부산 전역, 서울·경기 등 전국에서 떴다방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계약이 끝난 후 떴다방들이 자리를 떠 모델하우스 <br>
주변이 썰렁하다. ▲계약이 끝난 후 떴다방들이 자리를 떠 모델하우스
주변이 썰렁하다.
당첨자 발표 이후부터 정식 계약일까지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당첨자들은 '손님 찍기(손님 확보)'에 혈안된 수십명의 떴다방에게 둘러싸이기 일쑤였다.


부산 해운대 A중개업소 관계자는 "떴다방들은 모델하우스 문 앞에서 들어가고 나오는 손님을 직접 세며 당첨자를 관리했다"며 "자기가 '찍은(확보한)' 손님을 빼돌렸다며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울 등에서 원정온 떴다방들은 정식 계약이 끝나자 거래를 정리하고 사라졌다. 현재는 큰 재미를 못 봤거나 확보한 물건을 털지 못한 일부 업자들이 남아 썰렁한 현장을 지키고 있다.

해운대 B중개업소 관계자는 "부적격 당첨자 소명 절차가 끝나고 예비당첨자 등 계약이 진행되는 이달말이나 다음달초쯤 다시 분양권 프리미엄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며 "원정 떴다방들도 잠시 쉬다가 그때 다시 모여들 것"이라고 말했다.

◇"'뷰'가 뭐길래"…수억원이 왔다갔다=해운대 아이파크 등 마린시티내 아파트값은 해운대 조망 여부에 따라 천지차이다. 분양권에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해운대 아이파크 계약률이 48%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 분양아파트의 경우 층이 높을수록 잘 팔리고 낮을수록 인기가 없다. 하지만 해운대 아이파크는 저층도 바다 조망이 가능하기 때문에 바다가 '보이는 라인'과 '보이지 않는 라인'의 명암이 뚜렸하다.

해운대와 광안대교, 요트경기장 등이 가장 잘 보이는 각동 3∼5호 라인은 단연 인기다. 이들 라인은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웃돈이 붙었다.

반면 1호나 9·10호 등 바다가 보이지 않는 단지 뒷쪽 라인은 찾는 사람이 없다. 해운대 아이파크의 초기 계약률이 절반 이하인 것도 바다 조망이 안 되는 가구가 대부분 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해운대 C중개업소 관계자는 "해운대와 광안대교, 요트경기장이 모두 보이는 물건은 지금도 사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아무리 마린시티내 최고 단지라해도 조망권이 좋지 않은 물량은 계약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운대 마린시티내 아파트 단지▲해운대 마린시티내 아파트 단지
◇해운대 기존 단지 덩달아 인기=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내 기존 단지들도 덩달아 인기다. 더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