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ETF에 열광하는가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08.02.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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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투자의 새 지평, ETF] <1-2> 왕희범 ETF Staion 운영자

나는 왜 ETF에 열광하는가


"ETF(상장지수펀드)는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펀드입니다"

ETF 전문 카페인 'ETF Station'의 주인장 왕희범 씨는 ETF를 개인 재무상태에 맞게 적립식으로 10년 이상 투자할 경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회원수만 7582명, 올라온 글수는 2091개나 된다. 새로운 ETF가 상장할 때마다 회원수는 급증한다. 최근 ETF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ETF 전문 카페가 두서너개 더 생겼지만 아직 'ETF Station'에 비할 바가 못된다.



왕씨가 ETF에 대해 처음 접한 것은 2002년. ETF가 거래소에 첫 상장할 때부터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유진투자증권에 입사하고 나서다.

왕씨는 당시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ETF 관련 정보를 찾아봤지만 정보 습득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정보 공유를 위해 시작한 것이 카페 운영이다. 2006년 2월19일에 개설했으니 정확히 만2살이 된 셈이다.



그가 ETF를 가장 효율적인 펀드로 보는 이유는 크게 네가지다. 그중 핵심은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것. ETF의 수수료는 인덱스펀드에 비해 1/5 수준이어서 절감효과가 크다고 강조한다. 특히 장기투자하는 펀드의 위력이 복리효과에 있는 만큼, 비용절감 역시 복리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ETF에 푹 빠진 첫번째 이유다.

두번째는 주식처럼 장중에 거래소를 통해 매매할 수 있지만 대량 환매가 있더라도 설정된 펀드의 가치하락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매도시 세금(0.3%)도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대주매도(공매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매일 공시를 통해 포트폴리오가 공개되므로 투명성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진투자증권 압구정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왕씨는 "솔직히 ETF가 업무에 큰 도움이 되는 상품은 아니기 때문에 VIP고객에게만 추천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ETF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비용 절감이라는 매력이 있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낮아 수익이 낮은 상품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왕씨는 ETF가 아직은 인덱스펀드만큼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 금융권에 있는 사람조차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났던 금융인이 10명이라면 5~6명 정도는 ETF를 주식 또는 직접투자로 잘못 알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ETF에 대한 오해가 많다"고 말했다.

그중 금융인도 잘못 알고 있는 것은 ETF의 유동성을 일반주식과 같이 거래량으로 판단한다는 점이다. 왕씨는 유통시장뿐 아니라 발행시장을 이용해 자유롭게 설정, 환매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의 경우 ETF 자체의 거래량보다는 ETF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의 거래량으로 유동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는 절대적인 거래량 지표만으로 유동성을 판단하기 보다 LP(유동성공급자)가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느냐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ETF 실험에 푹 빠져 있다. 첫월급부터 10%이상 적립식으로 투자하다가 2007년 초부터는 매월 급여의 50% 이상을 실험에 투자할 정도다. 그의 실험은 ETF에 파생상품이나 해외펀드, ELS 등을 섞어 투자하는 것이다.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꿈을 위한 투자 또는 인생전략을 위한 교육비라고 생각하면 아깝지도 않다.

중기적으로는 ETF 애널리스트가 되고, 그로부터 5년 후에는 조지 소로스처럼 제도권 밖에서 ETF 모델을 만들어 운용하는 매니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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