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정작 일을 저지른 미국은 주가가 최고치 대비 겨우 10% 남짓 빠졌는데 미국이 배워야 한다는 한국이 20%나 폭락한 것은 무슨 조화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차라리 과거 50년간의 미국 불경기와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살펴 봄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것 같다. 포츈지 조사에 의하면 이 기간 동안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소위 베어 마켓이 9번 있었다. 그 중 불경기가 함께 온 케이스는 6번, 3번은 불경기와 상관없이 주식 시장 내부 수급으로 인한 하락이었다.
두 번째, 신 기술주가 주도한 주가 상승이 불경기를 만나면 주가가 엄청 폭락한다는 것이다. 1970년대 소위 Nifty-Fifty 신 기술주가 난리를 친 다음 불경기가 왔을 때 다우존스 지수가 48% 하락했고 2000년의 닷컴 버블 이후 불경기 때는 49% 폭락했다. 그 외 경기 순환적인 불경기로 인한 주가 하락은 평균 25% 내외에 그쳤다.
다음으로 궁금한 것이 하락 기간인데 짧게는 불과 87일만에 끝났고 닷컴 버블 붕괴 때는 929일이나 지속되어 평균의 유의성이 극히 낮지만 대충 390일 정도다. 줄잡아 1-2년 정도 간다는 얘기다. 특히 요즘 상황과 비슷한 두 케이스의 경우 즉 1980년의 3차 오일쇼크 시 뉴욕증시는 27% 하락했고 기간은 622일을 기록 했으며, 부실 대출이 문제가 된 1990년의 Saving & Loan 사태 때는 주가가 20% 빠졌고 하락기간은 87일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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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비관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고 유가와 부실 주택담보 대출이 합쳐진 이번 경우 그 파장이나 시장의 조정 폭도 클 것으로 짐작할 수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그 때와는 달리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고 글로벌 경제 전체가 비교적 양호한 상태이기 때문에 양 방향의 힘이 상쇄된다면 평균적인 불경기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투자가들이 기억해야 될 것은 앞서 언급한 9번의 큰 불경기를 거치면서도 다우존스는 지난 50년간 거의 30배 가까이 상승했다는 점이다. 시장은 순환하고 주가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조금만 장기로 본다면 하락 시마다 냉정하게 투자를 늘려온 사람이 결국 인내심의 과실을 마음껏 따 먹었다. 이제 판단은 투자가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