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가 좋을까? 적금이 유리할까?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08.02.2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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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우리아이 세뱃돈 불리기

요즘은 1년중 아이들이 가장 부자일때다. 설날 일가친척들이 쥐어주는 세뱃돈으로 주머니가 제법 묵직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돈 쓸 궁리에 마음이 들뜨기 쉽다. 때마침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세뱃돈을 겨냥한 이벤트도 한창이다. 불안한 부모 마음에 "엄마가 보관해줄께"라는 구시대적인 수법으로 세뱃돈을 강탈(?)하기보다는 자녀와 함께 금융기관을 찾아보자. 신학기 선물로 새 통장을 만드는 것도 좋다.

어린이 금융 교육을 통해 자녀들의 ‘미래 부자 지수’를 높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 돈 모으는 재미+ 투자 교육까지 '어린이 펀드'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방지희(35) 씨는 며칠 전 어린이펀드에 가입했다.



지난 설날 아이가 받은 세뱃돈 19만원을 펀드에 투자한 것. 꾸준히 매달 적립하여 대학에 진학할 경우 등록금이나 해외 연수 비용으로 쓰기 위해서다.

방씨는 “아이의 교육자금도 마련하고 동시에 경제 교육도 시킬 수 있어 어린이 펀드를 선택했다”며 “처음에는 아이 돈인만큼 원금 손실 등의 우려도 걱정돼 주저했지만 일반 예적금으로는 해마다 치솟는 교육 물가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펀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녀들의 경우 당장 쓸 돈이 많은 어른들과 달리 ‘장기 투자’ 를 할 수 있어 유리하다. 단기간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적어도 3~5년 이상 투자하면 상당부분 위험이 줄어들고 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현재 운용중인 어린이 펀드는 국내외 주식에 운용 자금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증시 약세로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1년 이상 장기 수익률은 일반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경우가 많다.

14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SH자산운용의 ‘Tops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주식1’의 연간 수익률은 39.34%에 이르며 다음으로 NH-CA자산운용의 ‘농협CA 아이사랑 적립주식1’은 34.53%, KB운용의 'KB캥거루적립식주식'은 31.96%,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주식종류형1-A클래스’는 29.11%, 미래에셋운용의 ‘우리아이 3억만들기 G1’은 23.5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어린이펀드는 운용 면에서는 일반 펀드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운용 보수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자녀 명의로 가입하면 자녀가 만 19세가 될 때까지는 1500만원의 증여세가 면제된다.
펀드가 좋을까? 적금이 유리할까?


자녀들의 투자 교육에 도움을 주는 부가서비스 혜택도 어린이펀드만의 매력이다.

미래에셋의 ‘우리아이 3억만들기 펀드’는 가입한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매 학기 방학마다 ‘중국 상해’를 현지 방문해 교육과 체험 기회를 갖는 ‘글로벌 리더 대장정’ 해외 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자산운용 보고서가 3개월마다 제공되고 매주 토요일 경제 체험교육도 열린다.

SH자산운용의 Tops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주식1’도 어린이운용 보고서를 제공하고 어린이 경제 캠프, 투자 설명회 및 펀드 투자 기업을 탐방하는 행사 등을 운영하고 있다.



NH-CA자산운용은 농촌 체험활동과 청소년 경제도서 지원 혜택을 주고 삼성투신도 영어마을 캠프 참여와 유학설명회 등을 진행해 경제 및 진학 관련 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다.

KB자산운용의 ‘KB 캥거루 적립식 주식투자신탁’은 펀드 내 기금 적립을 통한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희귀난치병 환자 후원 및 어린이 투자기업 방문 이벤트, 학부모와 자녀를 위한 투자자 설명회 기회 등을 준다.

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은 “미국 등지에서 자녀들에게 어렸을 때 주식을 사주는 것으로 경제 교육을 하는 것처럼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펀드로 돈을 모으는 재미와 더불어 가격 변동 등의 경제 교육을 유도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어린이펀드는 운용에서는 기존 펀드와 별 차이가 없으면서 경제교육 캠프 등의 부가서비스 등이 주어져 좋다”고 말했다.



◆차곡차곡 '안정성' 중시하면 '어린이적금'을

어린이 적금은 아이들에게 돈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과정을 보여줘 올바른 경제습관을 키워줄 수 있는 대표적 재테크 상품이다. 최근 펀드의 인기에 밀려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펀드 상품이 장기 운용을 통한 고수익 달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적금 상품은 ‘안정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김성엽 하나은행 상품개발2부 부장은 “짧고(1~2년) 안정적으로 운용할 어린이 금융상품으로는 적금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은행의 어린이 적금 상품은 부가서비스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적금에 가입한 어린이 고객들에게 무료 상해보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고 어린이 교육 홈페이지 등의 무료 이용 또는 할인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한다.

국민은행 ‘캥거루통장’은 자녀의 출생부터 유치원, 초·중·고등학교까지 자녀의 성장기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종합상해보험으로 무료 보장한다. 온라인 교육 사이트(동화교육- 키즈토피아, 중·고등교육- 1318클래스 등)와 제휴하여 최고 40%까지 할인혜택도 제공한다.

기본 이율은 연 3.9%(최고 연 4.40%)이지만 자동 이체할 경우 연 0.1~0.2%가 추가로 지급된다. 저축금액은 최초 가입할 때는 10만원 이상 넣어야 하지만 2회부터는 4만원 이상이면 금액을 달리하여 수시로 저축할 수 있고 인출도 가능하다. 저축 기간은 2년 이상 최장 18년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하나은행 ‘신꿈나무’ 적금은 자녀가 많은 경우에 특히 눈 여겨 볼만 하다. 기본 금리는 연 4.40%(3년제 상호부금 자유적립식)이지만 셋째 아이 이상일 경우에는 우대금리를 0.3% 적용한다. 장래 희망 대학에 입학하면 특별금리 2%도 준다.

또한 월 5만원 이상 자동 이체를 하면 상해보험에 무료로 가입해준다. 교육 혜택으로는 어린이 영어, 수학, 논술 등 하나 사이버문화센터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3년 단위로 만 18세까지 거래할 수 있다.

신한은행 ‘새싹사랑 적금’은 월말 잔액이 10만원 이상일 경우 무료상해보험 서비스가 주어진다. 금리는 가입 기간별로 연 3.95~4.7%의 이율이 적용된다.



2월말까지 가입할 경우에는 '세뱃돈 모아 부자되기’ 이벤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미국 영어동화 동영상 CD, 칼라 찰흙 등의 경품을 지급하는 행사다.

우리은행의 ‘비타민 자유적금’은 최고 연 5.5%의 금리가 매력적이다. 인터넷 서점 할인과 자녀 안심보험 가입 서비스가 제공되며 용돈 기입장도 준다.

프라임저축은행에서 2월29일까지 한정 판매하는 '우리아이♥정기적금'은 최고 8.5%의 고금리 혜택으로 눈길을 끈다. 2월말 한정 판매한다.
저축 금액은 월 1만원 이상이며 최장 60개월까지 가입 가능하다. 어린이날과 저축의 날에는 우수 고객에 대한 시상도 예정돼 있어 어린이들의 저축 습관을 북돋울 수 있다.



이러한 어린이 금융상품은 일반적인 투자법과 마찬가지로 목표에 기간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녀 교육비의 경우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 등 필요 시기를 미리 예측할 수 있으므로 해당 기간에 맞게 어린이 금융상품을 고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 부장은 “1~2년의 단기 상품일 경우 적금, 3년 이상의 경우 펀드, 10년 이상은 비과세 혜택이 있는 저축보험 상품 등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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