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국부펀드 월가 공격용 사모펀드 주도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2.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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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G 60억 달러 조성.. 중국 등 亞 펀드가 최대 투자자

사모펀드 텍사스 퍼시픽 그룹(TPG)이 월가 투자를 위해 60억 달러 규모의 펀드 자본금을 마련중인 가운데 중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부펀드들이 핵심 투자자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TPG는 신용경색 여파로 자본구조가 취약해진 월가 등지의 금융기관을 인수하기 위해 6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TPG는 서버러스 등 다른 사모펀드와는 달리 지난 수년간 금융기관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으로 초래된 금융시장 혼란을 투자 기회로 포착, 펀드 조성에 나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번 펀드는 중국 등 아시아 국부펀드들이 핵심 투자자로 참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약 30억 달러를 투자, 최대 투자자로 참여하고 중국은 중국투자공사(CIC) 대신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정통한 관계자는 밝혔다.

당초 중국은 CIC가 투자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또 다른 사모펀드 JC플라워가 우호적인 투자조건을 제시, 지난주 40억 달러를 투자키로 결정하면서 SAFE가 대신 투자에 나서게 됐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중동계 국부펀드와 TPG의 장기 VIP 고객인 캘퍼스 등의 연기금도 한배를 탈 전망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투자에 참여하는 아시아 국부펀드들은 그러나 지난해 메릴린치나 씨티그룹 투자 때와는 달리 간적접인 투자 방식을 취할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아시아 국부펀드에 대한 경계심이 한껏 고조된 데다 국내 비판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사모펀드 블랙스톤 투자가 큰 손실을 내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었다.

이 때문에 CIC도 지난주 JC플라워 투자를 결정하면서 간접적인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투자방식과는 상관없이 아시아 국부펀드들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할 전망이다. 이들이 펀드 자금줄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TPG는 앞서 메릴린치가 서브프라임 관련 대규모 상각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 받을 당시 참여를 희망했으나 메리린치가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메릴린치는 대신 싱가포르의 또 다른 국부펀드인 테마섹을 투자자로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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