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이면 OK"…소액 경매물건 인기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8.02.1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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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가 1억원 이하 수도권 물건 수십명씩 입찰 경쟁

법원 경매시장에서 감정가 1억원 이하 소액 물건이 인기를 끌고 있다.

뉴타운 개발이나 교통망 신설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의 연립·다세대 등 저가 경매물건에 수십명씩 투자자가 몰리고 있는 것.

13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2일 현재 감정가 1억원 이하 수도권 경매 물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8.2%로 전년 동기(93.3%) 대비 4.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 경매물건 평균 낙찰가율(85.8%)보다 12.4%포인트 높은 것이다. 대출 및 세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가 부동산보다는 쌈짓돈으로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는 소액 물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1억원 안팎으로 도전할 수 있는 소액 투자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서울 강북이나 경기 의정부, 인천 등 개발 호재 지역 소액 물건에는 평균 20∼30명씩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다세대(금성빌라, 감정가 4800만원) 경매에는 무려 56명이 참여해 입찰 경쟁을 벌였다. 낙찰가는 9138만원으로 감정가의 2배에 달했지만 1억원은 넘지 않았다.

같은날 입찰에 부쳐진 인천 부평구 산곡동 다세대(성화빌라, 감정가 4100만원) 역시 40명의 투자자가 몰렸다. 낙찰가는 8480만원으로 낙찰가율이 207%까지 치솟았다.

경기 의정부 가능동 다세대(성신하이츠빌라)는 지난 4일 경매에서 감정가 5200만원보다 4000여만원 높은 9255만원에 낙찰됐다. 28명이 입찰 경쟁을 벌인 만큼 높은 낙찰가율(178%)을 기록했다.


이달에도 서울 곳곳에서 1억원 이하 소액 경매 물건이 나온다.

오는 19일 서울중앙지법 경매1계에는 종로구 동숭동 소화빌라 45㎡(14평형)가 나온다. 최초감정가 1억원에서 1회 유찰돼 이번 경매는 8000만원에 진행된다.

용산구 효창동의 한 단독주택은 오는 26일 서울서부지법 경매4계에서 입찰이 진행된다. 건평 42㎡(13평), 대지 37㎡(11평) 규모로 최초감정가는 9487만원이다.

강 팀장은 "소액 물건의 경우 일부 지분만 경매에 부쳐지거나 땅과 건물 소유주가 다른 물건이 많다"며 "아무리 소액이라도 물건을 꼼꼼히 분석해 낙찰 후 낭패보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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