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국회 밥상엔 올랐는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2.1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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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정치권 이견 속 민노당 강경저지…2월국회 처리 불투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긴 잠에서 깨어났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위원장 김원웅)는 13일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했다. 지난해 9월 정부가 비준동의안을 제출한지 5개월여만이다.

통외통위는 이날 오전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한 전체회의에서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상정했다. 동의안은 15일 공청회 뒤 법안소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김원웅 위원장은 "국회가 가진 모든 권한을 활용해 국익 부합 여부를 철저히 검증, 표결 처리하겠다"며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17대 국회 처리는 정치적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17대 국회 처리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치권에선 새 정부 출범과 총선을 앞두고 '뜨거운 감자'인 한미 FTA 논란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원내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은 내부 교통정리가 안된다. 민주노동당의 강력한 반대도 만만치 않다.

통외통위는 지난 11일 동의안을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민노당의 저지로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이날도 강기갑 민노당 의원이 통외통위 회의실을 점거, 김원웅 위원장은 회의장을 국회 내 다른 곳으로 옮기고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회의를 열었다.

본회의는 커녕 상임위 통과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월 국회는 불과 2주 후(26일)면 끝난다.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18대 국회로 넘어갈 거란 전망이 여전하다.


외부 변수도 있다. 한미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여부가 쟁점이다.

미국의 정치 일정도 관심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는 8월 최종 결정되면 미국은 대선 정국에 본격 돌입한다. 한미 FTA는 미국의 주요 관심사에서 밀려난다. 이 경우 미국이 한미FTA 재협상을 요구할 거란 우려가 있다.

이날 회의에서 박진 한나라당 의원은 "FTA 문제는 미 의회와 상관없는 우리의 자주적 선택의 문제이며 참여정부가 마무리하는 게 결자해지"라고 조속한 처리를 주장했으나 최성 신당 의원은 "미 의회 비준 시기와 연계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이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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