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재클린' 오바마 부인, 눈에 띄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2.1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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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케네디 부부' 대 '클린턴 부부' 대결?

'검은 재클린' 오바마 부인, 눈에 띄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유례를 찾기 힘든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후보의 부인 미셸 오바마의 역할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선 시작 전까지만 해도 미셸은 대중의 관심에서 빗겨나 있었다. 후보 배우자의 내조(?)에 쏠린 관심의 대부분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부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몫이었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힐러리 후보 지지 활동이 다양한 정치 논쟁으로 비화되며 역효과를 내고 있는 반면 미셸의 드러나지 않는 측면 지원은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다. 말 그대로 소리 없이 강한 모습이다.

미셸의 활동은 우선 오바마 후보의 인간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미셸은 11일 밤 CNN방송의 '래리킹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후보가 바쁜 유세 일정 속에서도 학부모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거나 결혼기념일을 챙기는 일을 잊지 않는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미셸은 앞서 양말을 아무 데나 벗어놓는다든지 버터 접시를 냉장고에 넣지 않는 등의 오바마 후보에 대한 사소한 험담을 언론에 늘어놓기도 했다.

이 같은 미셸의 시시콜콜한 발언은 가정적이고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켜 오바마 후보가 구세주(메시아) 콤플렉스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고 있다.


미셸은 일부 열렬 지지자들이 보내는 숭배의 연호나 달변의 성실한 정치가 이미지와 오바마 후보 사이에 경계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후보는 실수를 하지만 미셸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

미셸은 래리킹 라이브에서 오바마 후보가 진정으로 사랑스러운 점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한마디로 미셸은 자신의 발언으로 오바마 후보가 신중하지 못한 인물로 비춰질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미셸의 존재는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다지는 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알려진 바대로 상당수 흑인 유권자들은 백인과 흑인의 혼혈이라는 점을 문제삼아 오바마 후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케냐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하와이의 백인 할아버지 손에서 자라났다. 일반적인 흑인 가정의 모습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반면 미셸은 프린스턴 대학과 하바드 법대를 졸업한 재원이긴 하지만 전형적인 흑인 서민층 가정 출신이다.

이 같은 미셸의 배경은 오바마 후보가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처럼 흑인표를 싹쓸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미셸의 또 하나의 장점은 오바마 후보의 정치적 결정에 참모진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의 적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정계 입문 당시인 2000년 하원의원 출마 때 이를 적극 반대한 것과 금연을 이번 경선 출마의 조건으로 내세웠던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가 됐다.

미셸은 또 경선 출마와 관련, 살해 협박을 받기 시작했던 지난해부터 오바마 후보가 공식적인 비밀 신변 경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적극성으로 미셸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 버금 가는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재클린 케네디 여사에 일찌감치 비견되고 있다.

미국인들의 기억 속에 케네디 여사는 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영부인의 전형으로 남아 있다.
'검은 재클린' 오바마 부인,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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