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성장둔화 우려, 긴축에서 완화로 U턴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2.1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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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관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 요구

지난해 긴축정책에 올인하는 듯 했던 인도 정부가 시중 은행들에 대출 금리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기저기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옴에 따라 자칫하면 경제 성장의 불꽃이 꺼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은 12일 은행장들과의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주택 및 소비 부문에 대출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경제의 두 축인 양 부문에 적절한 대출이 제공될 수 있도록 은행들에 관심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재무장관이 새해 들어서만 두번이나 직접 은행들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청한 것. 지난해의 긴축기조와는 사뭇 분위기다 다르다. 인도는 지난해 기준금리와 재할인율을 몇차례 인상하는 등 경기 과열 억제에 힘써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 활동이 지나치게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가 파악됨에 따라 원활한 대출을 통한 소비 부양을 동력으로 경제 활동의 불씨를 살리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 오토바이, 고급 소비재 등의 매출은 급격히 감소했다. 금리가 수차례 인상되면서 민간소비가 위축된 탓이다.

새해 들어 잘나가던 주식시장이 최근 부쩍 부진한 점도 정부를 압박했을 것이다. 인도 증시는 1월 중반 이후 지금까지 약 20% 하락했다.

특히 인도 대표 기업이랄 수 있는 릴라이언스 계열사 주가가 공모주 청약 인기에도 불구하고 거래 첫날 급락한 것이 좋은 예다. 릴라이언스 파워 주가는 거래 개시일인 지난 11일 무려 21% 폭락했다.


경제 성장의 동력인 수출도 여의치 않다. 미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가 지난해 이후 12% 절상되면서 수출의 경제 성장 기여도가 예전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로서는 내년 총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소비를 살려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해야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것은 상식이다.



한편 인도 경제는 지난해 9.6% 성장한 데 이어 올해 8.7%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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