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청장 '암스테르담 휴가' 논란

머니투데이 최태영 기자 2008.02.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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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서 항공료등 일부 경비 지원받아 부인과 ‘외유성 유럽 출장’ 의혹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무너지던 지난 10일 밤,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사실상 휴가 중이었던 것으로 12일 밝혀졌다.

유 청장은 특히 1600만 원의 해외 출장비를 받고 대한항공으로부터 왕복 항공료 등 일부 경비까지 지원받아 부인과 함께 암스테르담에 머물러 있었다. 유 청장은 사실상 '출장 패키지 휴가'를 떠난 셈으로,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12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 청장은 지난 6∼14일 출장명령서를 내고 부인과 함께 문화재청 직원 1명을 동반, 설 연휴 첫날인 6일 출국했다가 숭례문 소실 소식을 듣고 11일 오후 긴급 귀국했다.

유 청장은 10일까지 5일간 네덜란드에 머물렀으나 이 기간 중 350여 년 전 제주도에 표착한 하멜의 고향 호린험 시를 방문해 시장과 면담(8일)한 것 외에 다른 특별한 일정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암스테르담에서 숭례문 소실 보고를 받은 뒤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 귀국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2일 “유 청장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건으로 파리에 출장 중”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마저도 사실과 다른 셈이다.

유 청장은 화재 발생 다음날인 11일 귀국해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도 “첫 3일은 개인 휴가였고 나머지는 유네스코 출장과 묶어서 갔다”고 말해 임기 말 개인 휴가를 본인의 공무 출장에 포함시켰다는 점을 인정했다.

문화재청은 또 유 청장이 지난 11∼13일 파리에서 프란체스코 반다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소장 등과 만나 ‘조선왕릉’, '남해안 공룡화석지' 등 세계문화유산 등재 건을 협의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마저도 유 청장이 공문이나 공식 절차 없이 개인적으로 움직였던 사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유 청장과 동행직원 1명의 출장비로 모두 1600만 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대한항공 측이 대한항공의 기증으로 설치된 파리 루브르 박물관 내 한국어 안내 서비스 시스템 개통식(12일 예정)에 초청, 유 청장과 부인의 항공편 및 파리 체류비 등을 제공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유 청장의 유럽 항공료와 파리 체류 비용은 대한항공이 부담하기로 해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공식 입장은 밝힐 수 없지만 업무상 출장을 간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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