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민주당, 4년5개월만에 한지붕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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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전 단일대오 형성…호남공천 순항 여부 관건

신당-민주당, 4년5개월만에 한지붕


"좋은 날입니다"(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 "감개무량합니다"(박상천 민주당 대표)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11일 합당을 선언했다. 지난 2003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갈라진 이래 4년 5개월만의 재결합이다.

손학규 대표로선 총선을 앞두고 옛 지지층을 결집시킬 기반을 마련했다는 성과가 크다. 당내 리더십에 힘이 실리게 됐다. 박상천 대표도 고심 끝 결단을 통해 합당을 성사시켰다. 당명을 살려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켰다.



총선이 2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양측은 '일사천리'로 통합 작업을 진행한다는 각오다. 공천심사위원 인선 등 공천 작업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신당,민주당 흡수 성격 짙어= 두 사람은 이날 시내 모처에서 만나 통합 원칙과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했다. 양측은 합의문을 마무리한 뒤 오후에 국회 귀빈식당에서 통합선언식을 가졌다.



새 당명은 '통합민주당'이고 약칭은 '민주당'이다. 통합민주당은 신당(135석)과 민주당(6석)을 합쳐 141석의 원내1당이 된다.

쟁점이었던 공동대표제에 대해선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로 하되 선관위엔 손 대표만 등록하기로 합의했다. 애초 손학규 단독 대표체제(신당)와 공동 대표 등록(민주당)을 고집했던 양쪽이 한 발씩 물러선 결과다.

공천심사위원장은 박재승 신당 공심위원장이 계속 맡는다. 쇄신 공천을 위해 공심위 절반 이상을 외부인사로 채우는 데도 합의했다. 박 위원장은 이미 6~7명의 외부인사를 공심위원으로 내정한 상태다.


이 때문에 통합은 신당이 민주당을 흡수하는 성격이 짙다. 민주당 일각에서 끝까지 통합에 부정적이었던 이유도 여기 있다. 이에 양측은 통합 합의문에 '신의를 가지고 객관적 기준에 따라 균형있게 공천한다'는 문구를 넣는 선에서 논란을 정리했다.

◇단일대오 아니면 동상이몽=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시도했던 통합은 2번이나 막판에 무산됐다. 감정의 골이 깊었다. 신당의 모태는 민주당을 '깨고' 등장했던 열린우리당이다. 민주당은 신당을 '도로 열린우리당'이라 비난해 왔다.

그러나 대선 참패란 성적표는 양측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 '합치지 않으면 총선도 필패'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물밑에선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분주히 뛰었다. 민주당에선 최인기 원내대표가 활발하게 움직였다.

이로써 선거 전에 단일대오를 갖춘 신당은 최소한의 총선 교두보를 마련했다. 호남에선 단일정당으로 후보를 내 민심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의 지지층을 결집할 실마리도 찾았다. 호남의 한 의원은 "이제 지역에 가서 체면을 살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천이란 난제를 매끄럽게 풀지 못하면 합당 효과는 무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양측 기반이 겹치는 호남 일부 지역에선 '내전' 수준의 공천 경쟁이 불보듯 뻔하다.

숫적으로 '약자'인 민주당이 최소한의 공천 보장을 요구하고 신당 의원들이 이에 '역차별'이라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통합을 했으니 쇄신도 2배로 더 해야겠다는 각오를 해달라"고 소속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신당-민주당, 4년5개월만에 한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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