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침체,친디아도 별수없다…성장 하향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2.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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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 "중국 올해 9.6% 성장 그칠 것"

미국발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선진국의 대안으로 부상하던 친디아(중국+인도)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일제히 하향됐다. 중국은 9.6%로 하향됐고 인도는 3년래 최저인 8.7%로 내려갔다.

고속 성장해 온 친디아도 미국 등 선진국 경제 침체의 사정권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도는 미국 수출 비중이 높고, 중국도 미국 수출 비중은 20%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수요 둔화로 전세계의 수요가 둔화돼 중국의 전체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장에 힘입은 내수 성장을 동력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글로벌 경제 침체의 파급력이 작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 세계은행, 중국 경제성장률 한자릿수로 하향



세계은행(WB)은 지난 7일 분기 보고서를 통해 2008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0.8%에서 9.6%로 하향했다. 5년째 이어온 두자릿수 성장 행진에 제동이 걸린 것.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1.4% 성장, 13년래 최고를 기록하며 5년 연속 두자릿수를 유지해왔다.

세계은행은 "미국 경제 침체가 중국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그나마 내수 성장에 힘입어 수출 감소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주도한 루이 쿠지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 체질이 약화되고 있고 이는 중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은 내수에 힘입어 비교적 견조한 상태를 유지할 것"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 침체의 영향권에 있지만 그로 인한 파급력이 충격적인 수준은 아닐 것이란 판단이다.



쿠지스는 "글로벌 경제 침체로 중국의 제조업과 수출업체들은 타격을 입겠지만 민간소비와 기업 순익이 견조한 가운데 중국 정부의 투자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성장률을 지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50년만의 폭설도 중국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은행은 "폭설로 남부 지역의 산업 및 농업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겠지만 폭설로 인한 피해액이 75억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쿠지스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중국에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간 금리차가 커져 중국으로 더 많은 유동성이 몰려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그는 "미국이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또 내린다면 중국은 더 큰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며 "고금리를 쫓는 투자자들로 인해 막대한 자금이 중국에 몰려 유동성 과잉이 초래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인도 경제성장률, 3년래 최저 예상

인도는 자체적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년래 최저로 제시했다.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구사함에 따라 민간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인도 국가통계국은 지난 7일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3년래 최저인 8.7%로 제시했다. 지난해 인도 경제는 9.6%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과 마찬가지로 인도도 내수가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대선진국 수출 감소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소날 바르마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성장 둔화 정도가 붕괴 수준은 아니다"라며 "미국발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성장은 둔화되겠지만 민간소비가 동력으로 작용해 인도 경제의 성장 잠재력은 견조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실제 인도에서 중산층은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인도의 중산층은 5000만명 가량으로 10년새 2배로 증가했다. 맥킨지앤코에 따르면 중산층 숫자는 2025년께 현재의 10배인 5억8000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한편 인도 경제는 1991년 이후 연평균 6.3% 성장했다. 1950~80년대 인도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은 3.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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