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예선이 본선보다 어렵다?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8.02.0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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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라 하더라도 외부 싸움보다 내부 싸움이 더 힘든 곳이 있다. "본선보다 예선이 더 치열하다"는 말도 나온다.

흔히 각 당의 텃밭인 지역들이 그렇다. 이번 총선에서도 마찬가지. 각 당의 강세 지역은 물론 중진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에는 이를 이어받기 위한 정치 신인들의 다툼이 치열하다.

◇서울 영등포갑 = 최대 격전지로 이 지역을 꼽는 데 이견을 다는 이는 없다. 정가에는 "배지들의 생존장"이란 별칭까지 붙었다.



이곳에 출사표를 던진 현역 의원만 무려 4명. 이름만 봐도 무게감이 적잖은 인물들이다.

지역구 수성에 나선 이는한나라당 고진화 의원. 당내에서 '개혁성'을 부각시키며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도 뛰어든 바 있다. 하지만 본선행 티켓을 거머줘려면 전여옥 의원(비례대표)을 넘어야 한다. 전 의원은 초선임에도 최고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는데다 여성이란 강점을 갖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도 노동계 대표로 비례대표 의원이 된 두 사람이 예선을 치른다. 금융노련 출신 김영주 의원과 청계피복노조 출신 김영대 의원 모두 이 지역에서 승부를 던졌다.



◇전남 목포 =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는 '범야권'의 공천을 받기 위한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특히 DJ의 측근, 동계동계의 좌장이 제각각 출사표를 던지며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DJ의 최측근인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합민주신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동교동계 좌장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출마선언을 한 상태. 여기에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는 상태.


이들 '올드보이'에 맞선 신인들의 도전도 거세다. 지난 신당 대선 후보 경선때 손학규 후보의 공보특보를 역임했던 배종호 전 KBS 기자가 일찌감치 뛰어들었고, 김대중 전 목포시의회 의장도 공천을 노리고 있다.

◇경남 밀양·창녕 = 3선의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곳.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 지역인 데다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한 탓에 내부 경쟁이 어느 곳보다 치열한 곳이다.



특히 친이(친 이명박)와 친박(친 박근혜)간 대리전 양상도 나타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에선 조해진 당선인 부대변인과 이상조 전 밀양시장이 내부 경쟁중이다. 두 사람 모두 지역 관리가 건실하다는 평가여서 윗선의 '낙점'이 결국 힘을 발휘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친박쪽에서는 김 의원의 보좌관을 오랫동안 지낸 김형진씨와 박 전 대표의 특보를 지낸 이창연씨와 김훈식씨가 나서고 있다. 자민련 의원을 지낸 조희옥 MG테크 그룹 회장 등도 명함을 내민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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