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경선 "싸움은 지금부터"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2.0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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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접전…"8월돼야 윤곽 나올수도"

미국 대통령 선거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퍼화요일' 대회전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가 예측불허의 접전을 펼쳤다.
美 민주당 경선 "싸움은 지금부터"


두 후보간의 혈투로 최후 승자를 가리지 못함에 따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22개 주에서 열린 '슈퍼화요일' 결전에서 대통령 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클린턴과 오바마 두 상원의원은 결국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피말리는 승부를 연장하게 됐다.



◇ 잠들지 못하는 힐러리-오바마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상황을 두고 뉴욕 맨해튼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각각 있었던 두 후보의 연설 장면을 전하면서 어느 누구도 편히 잠들수 없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의 진짜 승부는 이제 지금부터 시작됐으며, 어쩌면 8월 전당대회에 가서야 승부가 가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힐러리는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와 뉴욕주 등 동쪽과 서쪽 해안가 9개주를 차지했다.

반면 일리노이와 조지아, 미네소타 등 중·서부주들은 오바마를 선택했다. 중남미 출신인 히스패닉계는 힐러리를, 흑인들은 오바마를 대거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가 힐러리 보다 더 많은 13개주에서 승리했지만, 힐러리는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 인구가 많은 알짜배기 지역에서 승리해 오바마에 전체적으로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민주당의 경선 규정은 1%라도 지지율이 높으면 그 주의 대의원 모두를 차지하는 공화당의 승자 독식 제도와는 달리 지지율에 따라 대의원을 나눠 갖게 돼 있다. 이에 따라 힐러리가 대형주에서 과반수를 넘겼다고 해도 득표 비율에 따라 대의원을 거의 절반씩 가져가게 된다.

◇ 오바마 검은 돌풍 "승부는 지금부터"

지금까지는 힐러리 대세론이 민주당에서 각광받으며, 누구나 힐러리가 대통령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점점 오바마를 지지하는 백인들이 늘어나고 있어, 오바마 검은 돌풍이 힐러리 대세론을 눌러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의 민주당 명문가인 케네디 가(家)도 오바마를 지지하고 나섰고, 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 역시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특히 민주당 유권자들의 절반 이상이 힐러리의 '경험'보다 오바마의 '변화'를 지지하고 있어 힐러리에게 큰 부담이다.

오바마 의원은 이날 이러한 자신감을 반영하듯 시카고에서 지지자들에게 "우리 시대가 왔다. 미국에 변화가 오고 있다"고 선언했다.

오바마는 수많은 미국인들이 부르짖는 변화의 요구를 누구도 막거나 묵살하지 못할 것이라며 로비에 의해 좌우되는 워싱턴 정치를 바꾸는 변화가 이번에는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과거와 미래의 선택이라며 자신만이 미래를 향한 변화를 이끌 수 있음을 강조했다.

오바마의 선거전략 책임자인 데이빗 엑셀로드는 "오바마가 힐러리의 전국적인 우세를 잠식하고 있다"면서 "오늘부터 본격적인 대통령 선거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승부 8월까지 가나?

두 대선주자가 '슈퍼 화요일'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향후 민주당 경선은 8월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리는 전당대회까지 지속되는 장기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프라이머리나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결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결정짓지 못할 경우 대의원(superdelegate)들이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결정하게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확보해야 할 대의원 수는 2025명이다. 그러나 폭스뉴스에 따르면 힐러리 의원이 확보한 대의원 수는 총 576명, 오바마는 470명으로 당선권에 턱없이 못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9,10,12일 잇따라 치러질 워싱턴주와 네브래스카, 루이지애나, 위스콘신, 메릴랜드, 워싱턴 DC의 민주당 경선이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오바마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나 3월 4일로 예정된 텍사스와 오하이오주는 힐러리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의원 444명을 선출하는 3월 4일 오하이오(161명), 로드아일랜드(32명), 텍사스(228명), 버몬트(23명) 등 4개 주의 프라이머리 역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공화당에서는 존 매케인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해 공화당 대통령 후보 선출이 확실시 되고 있다. 매케인 후보 입장에서는 결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보다 더 빨리 준비에 나설 수 있는 강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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