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공포 확산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2.0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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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대두…연준 고위 인사 첫번째 침체 언급

경기침체(Recession)가 우려에서 공포로 바뀌며 뉴욕 증시를 끌어내렸다.

전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서비스업(비제조업지수)가 41.9를 기록, 전달의 54.4에서 크게 낮아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기침체 공포가 극대화됐다. 이 지수가 50을 크게 밑돌았다는 사실은 '경기침체'로 받아들여졌다.

ISM지수는 전국 20개 산업분야에 종사하는 구매 담당책임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ISM 지수를 발표한다. ISM 지수는 제조업지수와 비제조업(서비스업)지수 2가지로 발표된다.



서비스업지수는 제조업지수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떨어진다. 그러나 최근들어 금융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과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범주에는 호텔, 은행, 소매업체 등 모든 서비스업들이 포함된다.

미국 서비스 부문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ISM 서비스 지수의 급락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월가 전문가들은 ISM 1월 서비스업지수가 53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었기 때문에 파장은 더욱 컸다. ISM지수는 10년래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것이다.



◇ 경기 침체의 버팀목 서비스지수 하락 충격

그동안 서비스업은 미국 경기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불려왔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큰 상황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의 서비스 지수 역시 하락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와 NTC이코노믹스는 유럽 서비스 지수가 53.1에서 50.6으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유로존의 12월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2% 감소했다.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앤소니 니에브 힐튼호텔 공급부문 부사장이자 이번 ISM 서비스 지수 집계 책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조사 결과에는 기업들의 공급 관리 책임자들이 경기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ISM 서비스업지수가 급락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또 다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오는 3월 18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현 3%에서 2.5%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4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금리선물은 오는 4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p 인하될 가능성이 68%로 반영되고 있다.

◇ 연준 고위인사 첫 침체 언급

연준 고위 인사도 처음으로 경기 침체를 언급했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제프리 래커는 "추가 금리 인하는 보장될 것"이라며 "완만한 경기침체 가능성(the possibility of a mild recession)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가 침체의 경계를 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오는 14일 상원 은행 위원회에서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버나드 보몰 이코노믹 아웃룩 그룹의 이사인 "경제가 약해지기 시작할때, 소비자들은 자동차, 가구 등 비싼 제품들에 대한 지출을 먼저 줄인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불황기에도 가계는 의료, 교통, 통신, 은행, 이발 등 일상적인 소비에는 여전히 돈을 쓰지만, ISM 서비스 지수로 인해 이러한 자연스런 소비 마저 위축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ISM 서비스업 지수의 급격한 하락이 다음달에도 반전되지 않을 경우 침체를 확인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앞으로 몇개월동안 성장이 둔화될 것이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크로이코노믹의 경제학자는 "미국 경제가 2분기 연속 1% 미만의 낮은 성장세를 기록할 수는 있지만, 이후 견조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월트디즈니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테마 파크 부문의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토마스 스태그 월트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테마 파크의 입장객이 아직 줄어들 신호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은 ECB가 결국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유럽 이코노미스트인 하워드 아처는 "서비스 부문의 실망스런 성적으로 ECB 역시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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