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사모펀드 6곳, 자금 얼마나 모을까

더벨 현상경 기자 2008.02.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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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자금경색에 펀딩경쟁 치열... 투자자 확보에 따른 '자존심'대결

이 기사는 02월11일(12:0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종잣돈'을 받은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치열한 펀딩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중은행 등 금융권의 자금경색이 여전한 상황에서 6개 운용사들이 한정된 투자자(LP)들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추가자금 모집에 나선 탓이다.



일부 운용사들은 국민연금에 신청서를 낼 당시 투자확약서(LOC) 수준의 출자의사를 확인했지만 일부 운용사는 투자의향서(LOI)만 받아놓았다. 운용사들로서는 최종 펀딩결과를 놓고 불가피한 자존심 대결을 벌이게 됐다.

외양으로만 보면 6곳 운용사들이 모두 어느 정도 자금모집을 진행해 온 상황.



우선 각 2000억원씩 자금을 지원받는 대형위탁사인 한국H&Q AP, 신한PE,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기존 LP들을 대상으로 상당한 수준의 출자의사를 받아놓았다. H&Q의 경우 만도 매각과정에서 KKR, 블랙스톤 등을 누르고 딜을 성공적으로 이끈 노하우와 경험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얻어 펀딩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 PE는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 등으로부터 종잣돈 2000억원 수준에 버금가는 출자금을 받을 예정. 미래에셋맵스는 2004년말 설립됐던 1호 펀드가 올 상반기 청산될 예정이어서 이들의 주요 출자자인 군인공제회 등 7개 연기금과 공제회를 통해 리파이낸싱 형태로 자금모집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1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 중형위탁사 3곳도 자금확보 계획을 꽤 진행했다. 유진자산운용은 신청서를 낼 당시부터 이미 투자확약 수준으로 자금을 미리 확보했다. 두산그룹이 주인인 네오플럭스는 국내 LP들의 투자여력이 녹록치 않다고 보고 해외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자금확보 계획을 세워놓았다. 이들은 생산이 주력인 일부 제조업체 투자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창업투자회사 출신인 IMM인베스트먼트는 벤처기업 뿐만 아니라 중형규모의 장비업체, 그리고 건설사 등을 잠재 투자대상을 삼아 자금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IMM은 과거 하나은행, 군인공제회 등의 자금을 끌어들여 국내 중소기업에 집중투자하는 528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든 경험이 있다.

업계의 고민은 이들의 최종 펀딩결과가 시장에서 운용사별 신뢰도를 측정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 같은 자금을 2000억원씩, 혹은 1000억원씩 받았더라도 투자금을 더 모은 곳은 그만큼 LP들로부터 고수익 확보에 대한 신임을 얻었다는 뜻이 되기 때문. PEF제도 도입 이후 3년이 막 지난 시점이지만 운용사별 트랙레코드 차이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동시다발적으로 신규 사모펀드가 출현하면서 국내외 M&A시장에서 한정된 매물을 놓고 펀드간 경쟁도 치열해 질 수 있다. 6개 펀드의 설립이 마무리되면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사모펀드의 출자약정액은 10조원(2007년말 기준 9조708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가운데 아직 출자가 진행되지 않은 금액은 5조원을 가뿐히 넘어선다.

씨앤앰이나 실트론 지분인수때처럼 사모펀드들이 연합한 클럽딜(Club-Deal)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펀드 자금이 충분하다면 굳이 여타 출자자를 끌어들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PEF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을 놓고 "최근 시중은행과 일부 공제회 등의 자금경색 상황이 여전한 상황에서 한꺼번에 6개 운용사가 펀딩경쟁에 돌입한 점이 결국 원인"이라고 논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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