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야후 인수할 수도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2.0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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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검색광고 아웃소싱 연대 가능성" 제기…MS와 전면전 예고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후 인수 계획에 전면전을 예고했다.

MS의 야후 인수가 인터넷의 개방 정신을 훼손한다며 완곡한 어법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두 회사의 결합이 독점에 해당된다며 공식적으로 이슈화할 조짐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 관련 야후가 MS의 인수 제안을 받긴 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구글과 연대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4일 실었다.



야후가 검색광고 부문을 구글에 아웃소싱하는 방법으로 연대하면 비용은 줄이고 매출은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MS와 연대하면 외형만 커질 뿐 별다른 시너지가 없어 야후의 기업 가치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이럴 경우 구글과 MS가 서로 야후를 인수하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글이 MS의 야후 인수는 독점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제스처일 수 있다.



◇ 구글 "MS, 야후 결합 = 독점기업 '마이크로후(Microhoo)'"

구글은 3일 데이비드 드러몬드 최고법률책임자(CLO) 이름으로 회사 블로그에 "MS의 야후 인수 계획은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MS가 야후를 인수함으로써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부적절하고 불법적인 영향력을 가져올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MS의 독점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이 문제는 경제적 거래의 문제라기 보다는 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것의 문제이며 '개방'과 '혁명'이라는 인터넷의 가치가 지켜질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밝혀 MS의 독점에 따른 인터넷 사용자들의 피해 가능성을 지적했다.

데이비드 드러몬드 CLO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의 합성어인 '마이크로후(MicroHoo)'라는 단어를 만들며 "마이크로후는 메신저와 이메일 시장을 독점하게 될 것"이라면서 "인터넷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접속하는 것을 독점으로 방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세계 정책 당국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대답해야 할 것이며 소비자들은 만족할 만한 대답을 들을 권리가 있다"며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할 뜻을 내비쳤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446억달러에 야후 인수 제안이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유럽 반독점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받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야후, MS 말고 구글 선택할 수도

일각에서는 야후가 고민 끝에 오히려 구글과 손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구글과 야후 경영진들이 지난해 이 문제를 잠깐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스티븐 발머 MS 회장은 2006년 말 구두로 야수에 인수제안을 했었다. 그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위기의식을 느낀 구글이 야후에 비공식적으로 인수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FT는 야후가 아직까지도 구글과의 연대를 옵션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과 야후가 손을 잡으면 인터넷 시장에서 MS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두 회사가 지난해 논의한 방안은 야후가 검색 광고 부문을 구글에 아웃소싱하는 내용이 골자로 알려졌다.

야후 경영진은 구글의 검색광고 시장 경쟁력을 인정하고 있다. 경쟁력이 있는 구글에 검색광고 부문을 맡기고 자신들은 일본과 중국에서의 조인트벤처 사업에 집중하고 싶어한다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월가도 이 시나리오를 가장 선호한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구글이 야후를 인수할 경우, 검색시장 점유율이 70%에 가까워 반독점으로 제동을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인수보다는 사업 제휴 형태로 야후와 손을 잡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야후는 지난주 MS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아 이 옵션을 다시 검토하게 됐다. 야후가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터넷 업계의 운명이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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