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설 앞두고 '서민보듬기' 올인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2.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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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에 물가 대책 마련 지시...재래시장 찾아 물가 체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서민 보듬기에 나섰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서다.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물가 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한편 서민들의 삶의 터전인 재래시장을 직접 찾았다. 당선 후 첫 명절인 설을 맞아 '민생행보'에 올인하고 나선 셈이다.

이 당선인의 설 민심잡기는 '구전효과'를 통해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를 차제에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출범 전 바닥민심을 잡아 '4.9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 면밀히 점검, 대책세우라"= 이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에 최근 수출입동향과 물가 동향을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1월중 무역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고유가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기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의 이같은 지시는 금융시장 불안 등 그간 경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비공식 보고를 받으며 조용히 대응했던 것과 비교되는 행보다. 인수위는 이에 따라 경제1분과 간사인 강만수 전 재정경제원 차관 주재로 이날 수출입동향과 물가 관련 실무점검회의를 가졌다.



강 전 차관은 이어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수출입 및 무역수지 물가 동향 점검하고 필요시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설날에 대비한 서민 물가 점검도 당부했다.

권 부총리도 "상반기 중 통신.가스.도로요금 등 공공요금을 동결해 물가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며 화답했으며 5일 물가관리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재래시장 잘되는법 연구중"= 이 당선인은 이에 앞서 이날 서울 관악구 봉천11동의 재래시장인 원당시장을 방문했다. 설을 앞두고 치솟고 있는 물가를 직접 체감하기 위한 서민 행보의 일환이다.


한 순대국집에 들러 점심 식사를 한 이 당선인은 "요새 너무 불경기인데 재래시장은 더 불경기인 것 같다"며 "재래시장이 잘 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활황인 대형 마트와 백화점에 비해 경기 양극화의 직격탄을 맞은 재래시장을 살려내겠다는 것이다.

이 당선인은 "재래시장도 인터넷을 이용해서 젊은이들도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종업원들도 교육받고 친절교육도 해서, 장사는 남이 잘 해줘야 되는게 아니라 자기들 스스로 잘해야 한다"며 "돈이 들더라도 그런 것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해 재래시장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민들이 잘 살아야 한다. 다음 정권은 서민들을 잘 살게 하기 위해서 5년간 열심히 한번 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이 당선인은 약 1시간30분 가량 시장을 둘러보며 시민들에게 "물건을 좀 사라"고 권유했으며 수행원들이 물건을 떨어뜨리자 "발로 차서 안되겠다. 사줘야지"라며 직접 물건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 당선인은 주말인 2일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중증뇌성마비 장애아동 요양시설인 용산구 영락애니아의 집을 방문해 중증장애아들을 격려하고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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