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왜 이마트 품에 안겼나

머니투데이 홍기삼 기자 2008.01.3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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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제휴는 의외, 결과는 더 두고 봐야”

신세계 (154,900원 ▼1,300 -0.83%) 이마트와 풀무원 (10,770원 ▲100 +0.94%)의 전격적인 제휴에 대해 CJ제일제당 (310,500원 ▼11,500 -3.57%), 대상 (20,400원 ▼150 -0.73%), 동원F&B (30,950원 ▼900 -2.83%) 등 주요 식품대기업들은 일단 ‘의외’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치열한 경쟁을 전개하고 있는 식품 경쟁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반응일 수도 있지만, 업계가 지적하는 내용이 그리 간단치는 않다.



국내 신선식품 1위 브랜드력을 가지고 있는 풀무원이 영업과 마케팅 정보를 유통업체와 모두 공유하면서까지 이마트와 제휴를 한 것에 대해 식품업계는 “풀무원이 일종의 승부수를 던진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놨다.

최근 식품업계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풀무원의 선택을 강요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포장두부시장에서 7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던 풀무원이 후발주자인 CJ제일제당과 종가집 등의 추격에 밀려 최근 50%선대까지 점유율이 추락했다.



식품업계간 경쟁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간 경쟁에까지 휘말린 풀무원이 두부 한 모를 더 끼워줄 수밖에 없는 무한 판촉경쟁에 내몰려 수익성 악화로까지 이어지자, 아예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손잡는 게 더 낳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더구나 이마트와 손잡을 경우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 경쟁업체에 비해 매장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반대급부까지 따라오는 점이 풀무원에게 매력적인 제휴 포인트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풀무원의 모험이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게 식품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다양한 상품을 공동개발하기로 했지만, 이마트는 결국 PL브랜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데 그동안 풀무원이 쌓아온 1등 신선식품 브랜드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두부나 냉장 면에서는 탁월한 성취를 이룬 풀무원이지만, 기타 제품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개발 노하우가 많이 쌓이지 않아 추가개발비를 투여해야 하는 어려움도 지적됐다. 풀무원의 이마트PL 브랜드가 기존 내셔널 브랜드의 명성을 깎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와 풀무원의 전격적인 제휴로 대기업 식품업체들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 없겠지만, 관련 중소업체는 일부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염려스러운 건 중소 신선식품업체 제품이 이마트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마트-풀무원 제휴의 또 다른 이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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