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불안에 환매한 내 돈, 어디 넣을까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2008.01.3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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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펀드·MMF·가치주펀드 고려해 볼만…채권형펀드는 신중해야

주가 폭락이 잠잠해지는가 하면 또 다시 급락장이 연출된다. 30일 코스피지수는 1589.06으로 마감, 또 다시 3% 가까이 급락하며 1600 아래로 밀렸다.

모두가 '셀(sell)'을 외칠 때가 매수 기회라는 증시 격언도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할 때라는 증권업계의 조언도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불안해 씨.



속락하는 주가를 보며 좌불안석하던 그는 3년 동안 유지했던 주식형 적립식펀드를 환매했다. 공격적인 운용으로 상승장에 높은 수익률을 올려줬던 펀드는 주가가 급락하자 무서운 속도로 그동안의 차익을 반납하기 시작한 것.

펀드를 환매한 뒤 추가로 떨어지는 주가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던 그는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막상 펀드에서 자금을 빼고 나니 달리 대안을 찾을 수가 없어서다.



일단 시장리스크를 피해 투자 차익을 실현한 후 보다 안전하게 자금을 굴릴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재무 컨설턴트는 금값 상승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금 선물가격이 온스당 930달러에 육박했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 최근 상품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는 금이 온스당 15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영호 재정전략연구원장은 "금은 단기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봐도 투자 가치가 높다"며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의 경기 불안과 달러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제 금 시세의 단기적인 전망이 밝고 하반기 미국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일 경우 상승세가 주춤할 수 있지만 2010년까지 수익 창출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은 현물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은행에서 취급하는 적립식 상품이나 원자재 펀드 가운데 귀금속 비중이 높은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달러화로 표시되는 상품의 특성상 달러 약세가 투자 수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금값의 상승분을 모두 수익으로 챙기기는 어렵다.

단기적으로 사용처가 있는 자금이면 이율이 낮더라도 CD나 예금을 활용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당장 쓸 돈이라면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있는 상품보다 확정 금리를 받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강경률 SC제일은행 목동으뜸뱅킹센터 PB는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더라도 이번 조정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급등락을 감내하지 못하거나 조만간 써야 할 자금이면 환매 후 CD나 정기예금에 예치하거나 유동성 확보에 중점을 둘 경우 MMF(머니마켓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은행 상품별로 금리를 비교해 보다 유리한 상품을 찾거나 ELD(주가지수연동예금)로 원금을 보장하면서 많게는 8%대의 기대수익률에 베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과도한 주가 급등락을 피하면서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면 배당주나 가치주펀드도 고려해 볼 만하다. 김영호 원장은 "배당주나 가치주펀드는 급락장에 비교적 방어력을 갖춘 펀드이기 때문에 주식투자를 계속하되 어느 정도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에 적극 베팅하는 리버스펀드나 채권형펀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후 급락이 진정될 수 있고 하반기로 가면서 경기에 대한 불신이 해소될 경우 리버스펀드로 고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

또 채권형펀드의 경우 예금과 같이 과세될 뿐 아니라 별도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나 수익률 측면에서 예금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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