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귀한' 은행채, 가격불문 "사자"

더벨 김동희 기자 2008.01.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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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l's market'으로 돌아서… MMF증가·정책금리 인하 베팅 '영향'

이 기사는 01월30일(14:2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은행채 시장이 발행자가 금리나 발행규모를 주도하는 셀러 마켓으로 바뀌고 있다. 국내은행들은 발행금리를 최대한 낮추는가 하면 규모와 시기도 저울질해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개월 만기로 산금채 1000억원을 발행키로 한 산업은행은 투자자가 3배 이상 몰렸다.

가격(금리)을 공시하기 전에 주문접수를 받았고 개별 기관 투자자 주문도 200억원으로 제한했지만 몰리는 수요를 막지 못했다. 일부 투자자는 가격을 묻지 않고 사겠다는 의사를 밝혀 제한된 물량을 분배하기가 쉽지 않았다.



발행금리도 전일민평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5.28%에 결정했지만 물량을 잡지 못한 투자자들의 원망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어제도 6개월물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발행을 두 번했다"며 "단기자금시장이 풍족해지면서 투자기관들이 6개월 미만 은행채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금융채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기업은행이 발행하는 189일짜리 금융채는 전일민평보다 0.04%포인트 내린 5.30%에 1100억원이 마감됐다. 하나은행도 1년짜리 금융채 500억원을 전일민평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5.40%에 매출했다. 발행에 나선지 6분만에 투자자 모집을 완료, 단기물 은행채의 인기를 실감했다.

여타 은행들은 투자자들의 요구에도 늘어나는 예수금 등 자금 동향을 살피면서 발행시기를 저울질하는 느긋한 입장이다.



이 같은 은행채의 인기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시장으로 쏠렸던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나 은행 예금으로 이동하면서 단기운용 수단이 만기가 짧은 채권이 대체 투자수단으로 떠오른 것. MMF잔액(28일 기준)은 54조3616억원으로 지난 한달 동안 7조6233억원이 늘었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하하면서 내외금리차이가 확대된 영향도 크다. 금리재정거래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폭이 커지면서 외은지점과 외국인들의 본드스왑거래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은행이 콜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단기물 은행채의 인기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언제까지 진행될지는 모르겟지만 정책금리 인하베팅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단기물 채권이 전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자금도 우호적인 상황으로 바뀌고 있어 은행채 품귀현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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