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부동산]새만금, 한국의 '두바이'로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8.02.0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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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업무 단지 등 조성



'한국의 두바이를 꿈꾼다.'



세계에서 가장 긴 33㎞의 방조제로, 전북 부안·김제·군산 등 18개 지역에 걸쳐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지가 경제 중심도시로 거듭난다.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 자리잡은 새만금 전시관에서 가력도까지 뻗은 5㎞ 길이의 제1방조제를 자동차로 달려야 가늠하기 어려웠던 새만금의 크기를 느낄 수 있다. 그만큼 망망대해(茫茫大海)에 놓인 방조제는 끝없이 뻗어 있다.



지난 2006년 4월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태풍과 해일 등에 방조제가 유실되지 않도록 도로포장을 비롯해 조경공사 등이 한창이다. 방조제 공사는 오는 2009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 새만금 전경(사진: 새만금 사업단)↑ 새만금 전경(사진: 새만금 사업단)


◇새만금, 어떻게 개발되나?=지난 1월1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새만금을 '경제 중심도시'로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서울 여의도의 100배(2만8300ha, 2억8300만㎡) 크기인 새만금 전체 부지 가운데 70%를 개발 용지로 한다는 내용이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새만금 토지 이용 기본구상을 변경, 새만금을 경제 중심도시로 개발키로 했다"며 "농지 비율을 72%에서 30%로 줄이고 나머지는 산업관광, 환경 등 기타 용도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정부는 당초 새만금 부지 가운데 71.6%(2만250㏊)를 농지로 개발하고 나머지 28.4%(8천50㏊)는 산업과 관광, 도시, 에너지, 환경 시설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수위는 산업 개발용지를 70%로 대폭 상향, 이곳을 △신항만 건설 △방조제 주변 다기능복합도시 △산업단지 △관광단지 등으로 나눠 개발할 방침을 세웠다.

인수위는 민자 유치가 가능한 사업부터 우선 진행할 계획이다. 30만 톤급 배가 드나드는 신항만과 배후 해양물류단지는 2010㏊(2010만㎡) 규모로, 방조제 주변 다기능 복합부지는 455㏊(455만㎡) 크기로 조성한다. 산업단지와 관광단지는 각각 5290㏊(5290만㎡)와 1240㏊(1240만㎡) 규모로 추진한다.

개발은 4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1단계는 글로벌 업무지구, 2단계는 산업자유지구 및 국제물류·농업과학지구 조성사업이다. 3단계는 세계적인 호텔과 골프장을 비롯한 국제관광지구와 신재생산업지구 조성이고 마지막 4단계는 신시도를 포함하는 해상공원 건립이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사업으로 분류, 4번의 정권이 바뀌는 동안 사업 중지와 재개를 수차례 반복했던 새만금은 이로써 한국의 '두바이'로 탈바꿈하게 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한 뒤 보다 상세한 새만금 개발 추진 계획과 일정을 확정해 발표하겠다"며 "새 정부는 2010년까지 새만금 수질 개선을 완료하고 원래 계획보다 10년 앞당겨 2020년쯤 새만금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새만금 방조제 공사 현황(자료: 새만금 사업단)↑ 새만금 방조제 공사 현황(자료: 새만금 사업단)
17년째 진행중인 '대역사'=지난 1991년 11월 착공한 새만금 간척사업은 70년대 식량파동 등 쌀수입을 계기로 80년대부터 논의됐다. 완공시기가 2020년 이후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반세기동안 진행된 사업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은 매립되는 지형이 마치 날아가는 새 모양과 같다는 의미의 '새'와 지리적 위치인 전북 만경평야의 '만(萬)', 동진강 유역 김제평야의 '금(金)'을 합쳐 만들어진 이름이다.

새만금사업은 33㎞ 방조제를 축조, 총 4만100ha(4억100만㎡) 가운데 2만8300ha(2억8300만㎡)의 토지와 1만1800ha(1억1800만㎡)의 담수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1987년 당시 민정당 대선 후보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새만금사업을 공약으로 발표, 4년 후 착공했다. 1996년 시화호 수질오염으로 새만금호 수질논쟁이 부각, 1999년 환경문제로 인한 민관공동 조사가 착수되면서 1차 중단을 맞았다.

2001년 사업이 재개됐지만 2003년 7월 서울행정법원 공사 중지 결정으로 2차 중단됐다. 이후 2006년 3월 대법원의 새만금 사업 적법 판결로 사업이 재개, 지금에 이르렀다.

새만금은 17년 동안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개발을 염원하는 전북도민과 환경을 염려하는 환경단체간 대립과 갈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특히 환경단체들이 '3보1배'라는 방식을 통해 항의 의사를 밝히면서, '3보1배'는 삽시간에 대중들에게 평화적인 시위방법으로 인식됐다.

주식시장에서는 잊을만 하면 새만금 테마주가 등장했고 최근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새만금 사업을 지휘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새만금은 다시 한번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됐다.

↑ 새만금 위성사진(사진: 새만금 사업단)↑ 새만금 위성사진(사진: 새만금 사업단)
전북도민 "새만금사업으로 지역경제 살리자"=지난해 11월 새만금 특별법이 국회에 통과되자 200만 전북 도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말로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쳤던 지난 정권들에 대한 반감의 표시였을까.

전주시 완산동에 거주하는 김모(35세, 남)씨는 "전북은 그동안 모든 정권에서 찬밥신세였다"며 "17년간 갈등만 불러일으킨 새만금 사업이 이번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제발 제대로 추진, 전북 경제가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만금 사업이 인수위의 계획대로만 추진된다면 수십만개의 일자리와 수천억원의 경제적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지역에선 벌써부터 개발 활기를 띠는 등 특별법 제정이후 지역 경기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군산시는 최근 새만금 4호 방조제 인근 내초동 일대 495만㎡(160만평)에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내놓았다.

전북도 관계자는 "현재 도내에 조성된 산업단지 규모는 모두 3197만9000㎡로, 이 가운데 94.7%가 이미 분양 완료됐다"며 "새만금 특별법 통과 이후 인근 산업단지에 입주기업이 늘고 있고 미분양 산업용지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도내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곳에는 앞으로 동북아시대를 이끌어가는 글로벌 비즈니스 단지가 조성되고, 미래 전략산업인 항공·우주·에너지·자동차·기계 등 부가가치와 고용효과가 큰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곧 구체적인 경제적 가치가 나오겠지만 벌써부터 투자 의사를 타진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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