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트렌드 따라 변신 '뉴트렌드펀드'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8.02.0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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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돈되는 펀드 돈 잃는 펀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세계각국의 정책공조, 그리고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양호한 경제성장 등으로 올 하반기부터 세계경제는 침체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주가의 선행성을 고려한다면 글로벌증시도 3월부터는 상승추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1월과 2월은 악재들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이 절정에 달할 것입니다."

배재훈 CJ자산 주식운용3팀장은 자신이 운용하는 '뉴트렌드주식1'(이하 뉴트렌드)을 소개하기 전에 시장에 대한 전망을 먼저 꺼냈다. 배 팀장은 "2월말까지는 경기침체, 서브프라임 등 다양한 미국발 악재로 한국증시를 비롯한 글로벌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할 것"이라며 "이같은 변동성 장세를 대세하락이 본격화됐다고 보기보다는 악재가 해소되는 막바지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2월까지는 1600에서 1800 사이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며 이같은 단기 변동성 확대국면에서 고객자산을 안정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가급적 주간단위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Rebalancing)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배 팀장은 "3월 이후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효과와 부시정부의 경기부양책들이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면서 국내증시도 점차 상승추세로 전환 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 차별화를 펀드운용에 구현하려는 고민의 산물

이같은 시황관을 들려준 배 팀장은 2월말까지는 은행과 통신,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 업종은 지난해 시장수익률을 크게 밑돌아 가격부담이 적고 올해 수익성 개선도 기대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장세에 대응하기에 적합한 업종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3월 이후 글로벌증시가 안정을 되찾으면 현대중공업, 포스코, 한진해운 등 지난해 4/4분기 이후 상대적으로 큰 폭의 조정을 보이고 있는 '신흥시장 경제개발 관련주'들이 큰 폭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트렌드는 이같은 배 팀장의 시황진단과 대응전략을 그대로 펀드운용에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설정된 뉴트렌드는 국내주가가 차별화된 원인을 분석해 펀드운용에 활용하기 위한 CJ자산운용 고민의 산물이다.

CJ자산운용은 2005년부터 본격화되는 업종간 종목간 주가차별화를 가져온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과거 데이타를 토대로 향후 주가 차별화를 가져올 흐름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정리했다.



김기봉 CJ자산 주식운용본부장은 "2005년부터 심화되는 업종간, 종목간 주가 차별화 현상의 이면에는 세계경제와 국내경제의 새로운 트렌드들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현재 지배적인 트렌드와 점차 지지세를 얻어가고 있는 트렌드, 그리고 급격히 세력을 잃어가는 트렌드간의 경쟁이 주가차별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트렌드가 향후 국내증시의 주가 차별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는 국내외 트렌드는 모두 7개. ▲신흥시장 중심의 세계경제 재편 ▲물류흐름의 변화 ▲거대 소비시장의 등장 ▲향후 30년간 지속될 인프라 투자 ▲재생에너지의 본격 도래 ▲지주회사 전환 ▲골디락스 경기 등이다.

3월 이후 중국 등 신흥시장 관련주가 주도



이들 트렌드를 대표하는 주도주를 시장상황에 맞게 편입해서 시장초과수익률을 올리겠다는 게 뉴트렌드 운용전략의 요체다. 그렇다고 이들 7대 트렌드관련주를 기계적으로 동일한 비율로 편입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기업의 향후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을 고려해서 편입비중을 분배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브릭스국가가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등장하는 문화사적인 의미와 경제적인 측면을 반영해서 신흥시장 관련주들을 가장 많이 편입했다. 신흥시장 관련주들은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22%를 차지하고 있다. CJ자산이 신흥시장 트렌드 관련주 중에서 선호하는 종목들은 포스코, 현대중공업, LG화학, 현대제철 등이다.

경제개발과 고도성장이 브릭스국가에서 아프리카, 동유럽, 남아시아로 확대되고 있는 세계경제의 골드락스현상 관련주도 19%를 차지한다. 골드락스 관련주로는 미래에셋증권, LG전자, LGPL, 글로비스 등을 꼽았다.



국내기업의 지주사 전환트렌드도 올해 국내증시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종목들을 15% 편입한다.

배 팀장은 사견을 전제로 "삼성특검 이후 삼성그룹이 '투명한 지배구조'라는 사회적 요청에 화답할 것이고 현대중공업도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조선, 중공업, 건설 등 중후장대산업의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변신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지주사 테마가 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이외에도 지주사 관련주로 LG, 태평양, GS, 두산 등을 선호하고 있다. 이밖에 거대 소비시장(14%), 재생에너지(13%), 인프라(11%), 물류(6%)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뉴트렌드는 이같은 모델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시장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배 팀장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올들어 글로벌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중국 등 신흥시장 관련주인 포스코, 현대중공업의 비중을 낮추고 대신 은행, 통신, 자동차 등의 비중을 늘렸다.



종목 매매회전율이 높은 게 단점

뉴트렌드는 2007년 1월 '지주회사플러스주식'펀드로 '주식펀드명가'로 재기발판을 마련한 CJ자산운용이 야심차게 준비한 후속펀드다. 지난해 12월27일 설정됐다. 설정된지 한달여만에 글로벌증시 급락의 여파로 수익률은 -17%대의 손실을 기록중이다(1월31일기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4.8%)보다 하락폭이 크다. 하지만 운용기간도 짧고 설정액(140억원대)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수익률을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안상순 모닝스타코리아 펀드평가팀장의 지적이다.



안 팀장은 "당장의 수익률보다는 7개 트렌드를 시장상황에 맞게 편입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전략이 실제 그대로 실행될지가 향후 펀드운용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팀장은 또 "펀드매니저가 특정 업종이나 종목의 주가 선행성을 미리 파악해서 대처하겠다는 발상은 신선하지만 그대로 실행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과거 데이타를 통해 분석한 결과는 어디까지나 '과거 실적'일 뿐이다. 자칫 뉴트렌드를 잘못 예측해서 시장흐름에 역행할 수도 있다. 또한 시장흐름에 맞춰 자주 종목을 교체하기 때문에 매매회전율도 높다. 잦은 매매에 따른 매매수수료를 펀드고객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도 또다른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배 팀장은 "주가 차별화의 이면에는 특정 트렌드나 테마가 반드시 반영되고 있어 이를 정확히 예측할 경우 고객재산의 증식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도 주가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추세적으로 나타날 것인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고객 재산증식에 도움이 된다. 올들어 IT, 자동차, 통신, 은행 등이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이면에는 나름대로의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 업종의 선방이 향후 2개월 이상 지속될 트렌드에 의한 것이라면 이같은 흐름에 편승하는 것도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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