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에셋운용 "올 기대수익은 10%대로"

더벨 전병윤 기자 2008.01.31 15:30
글자크기

[운용전략2008 릴레이인터뷰]④조재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

이 기사는 01월31일(11: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마이다스에셋운용 "올 기대수익은 10%대로"


조재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사진)는 국내 증시가 최근 3년간 강세장을 겪은 상태기 때문에 올해는 조정을 염두에 두고 기대 수익률은 연 10%대로 크게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국내 경기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더라도 해외변수에 의한 영향력이 적어도 70%는 될 것"이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 우려로 인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들어설 것이란 갈림길에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연착륙과 경착륙을 둘러싼 논란과 우려로 인해 조정이 더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도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국내 수급은 연기금보다 펀드의 힘이 더 커진 상황이지만 증시가 오르면 환매 압력 역시 커져 지수의 상방 경직성이 강화될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도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식투자로 인한 기대 수익률을 낮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보호 위해 '쓴소리' 자처할 것"

조 대표는 "올해는 자산운용업계의 질적 성장을 위해 쓴소리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똑같은 펀드를 신상품인양 내놓아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반칙'을 일삼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조 대표는 인터뷰의 많은 시간을 업계의 부도덕한 '관행'을 비판하는데 할애했다.

조 대표의 운용 철학은 펀드 '다작(多作)'을 안하겠다는 것이다. 돈을 끌어모으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운용 스타일이 비슷한 펀드를 쏟아내는 것은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란 것.



조 대표가 강한 어조로 비판하는 이유는 그의 경영전략이나 운용철학과 맞닿아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를 내놓고 수익률이 안 좋아지면 슬그머니 이름만 바꾼 신상품을 출시합니다. 종전 펀드와 똑같은 방식으로 운용하면서 무슨무슨 펀드다해서 마치 새로운 펀드인양 파는 식이죠. 수익률이 나빠져 뒷전으로 밀린 펀드에 투자했던 고객들만 손해 보는 셈입니다.

더구나 펀드매니저는 그대로인데 이런식으로 한해에도 유사펀드를 여러개 내놓으면 그 만큼 운용의 집중력이 떨어지죠. 선택과 집중이 안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체 펀드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수익률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회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신상품을 내놓고 '백지'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유혹을 갖는다. 투자자를 위해서 이런 반칙을 해선 안 된다는 게 그의 고집이다.

운용 스타일별로 펀드 하나씩만 고집…외형경쟁은 지양

그래서 마이다스에셋의 주식형펀드는 운용 스타일별로 하나씩밖에 없다.



마이다스에셋은 '액티브 주식형'(일반 주식형), '커버드콜 주식형'(주식+파생형), '블루칩 배당주'(배당형), '베스트 트리오 주식형'(KODI, KOGI, MSCI코리아 지수 편입종목), '절대수익 안정형'(시장 중립형)펀드로 구성돼 있으며 대부분 설정된 지 4년이 넘는 장수펀드다.

조 대표는 "블루칩 배당주펀드는 동일 유형 펀드 가운데 3년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마이다스 액티브 주식형펀드도 3년 수익률이 전체 12위에 랭크돼 있을 만큼 운용력을 집중해 성과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또한 "펀드 수익률이 좋지만 상대적으로 자금이 들어오지 않은 아쉬움이 있지만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영계획에 수탁액 목표치를 정해놓는 식의 무의미한 외형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과자인데 사는곳마다 맛이 다르다?

그는 일부 운용사의 경우 주식형펀드의 지난해 1년간 수익률이 최고 40%포인트 가까이 나는 기현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주식운용 스타일이 다르다고 해도 이처럼 큰 폭의 수익률 격차를 보이는 것은 상식밖입니다. 심지어 시리즈펀드나 클래스펀드(수수료 체계만 다른 펀드)끼리도 수익률이 크게 벌어집니다. 만약 평소 즐기던 OO과자가 파는 곳마다 맛이 제각각이라면 이해할 수 있나요."



이처럼 비 정상적 현상이 일어난 원인 역시 조 대표가 지적하는 '펀드 남발'에 따른후유증이란 것이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 1년 수익률 차이는 최대 8%포인트 안팎이며 시리즈펀드는 3%포인트 정도.

그는 국민연금이 '깁스(GIPS)'를 통해 위탁운용사의 성과 평가기준을 동일 유형펀드의 평균 수익률로 정하면서 이런 현상이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행 좇아 실속없는 해외 복제펀드 장사 안 할것"



지난해 중국·인도·브릭스·동유럽·브라질 등 해외펀드가 큰 인기를 끌었다. 자산운용사들이 너도나도 해외펀드를 내놓으면서 자금을 끌어 모으는데 집중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극히 일부 자산운용사를 뺀 나머지 회사는 해외 현지법인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국 운용사의 펀드를 수입해 판매하는 식이죠. 이처럼 위탁 운용을 맡길 경우 국내 운용사는 운용보수의 70% 가량을 해외 운용사에게 떼어줍니다.



해외펀드를 직접 운용할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유행을 좇아 실속없는 상품을 내놓기 보다 내실을 다져 나가는데 주력해야 됩니다."

자산운용업계가 펀드의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질적 성장은 아직 멀었다는 지적을 받는 한 이유다.

조 대표는 "국내 운용사의 해외펀드가 개별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로 집중되고 있는데 위험도 그만큼 커지고 있는 셈"이라며 "지역 분산펀드를 적절히 섞어야 한다"말했다.



펀드매니저 잦은 이직없는 안정감있는 조직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운용조직은 장기 근속자가 많다. 최고 경영자(CEO)인 조 대표와 주식운용본부장, 전략운용본부장은 창립 후 9년째 동고동락을 같이하고 있다. 채권운용본부장도 4년째 근속하고 있다.

조 대표는 "펀드 운용을 책임져야 하는 매니저가 장기 근무할 수 있도록 성과체계를 합리화시키고 평가도 장기 성과를 기준으로 책정하는 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내실을 다지며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내세운다. 그는 "2년전 부동산팀을 만들었으며 ELF(주가연계펀드) 등 AI(대안투자) 분야도 키우고 있다"며 "특히 부동산펀드는 실물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를 통해 두바이와 국내 대형 빌딩을 매입하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