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비·파워풀... 독일차 자존심 그대로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2008.02.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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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폭스바겐파사트 2.0. TDI 시승기

폭스바겐의 파사트 2.0 TDI는 지난해 총 988대를 판매해 수입 디젤세단 중 최상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폭스바겐은 국내 수입차시장에 중요한 디젤 세단 공급자 중 하나다. 폭스바겐코리아가 파는 자동차 4대 중 1대는 디젤차다.

파사트 2.0 TDI는 2007년 수입차 베스트셀링 10위 안에 꾸준히 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 5월 출시 이후 총 누적 판매 대수 1346대를 기록하며 수입차 디젤 모델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디젤 세단의 대표 인기 모델이다.
고연비·파워풀... 독일차 자존심 그대로


◆고급스러움·스포티함 동시에 느끼는 외관



폭스바겐 자동차의 디자인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크게 튀지 않는 디자인을 예부터 고수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사트 2.0 TDI의 화려하지 외모에서 풍기는 맛은 고급스러우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볼수록 끌리도록 하는 매력이 있다.

넓은 차폭과 전면의 크롬도금이 빛나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이 차의 다이나믹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후면은 모서리가 돌출된 디자인을 채택해 스포티한 파사트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파사트의 차체는 아연으로 도금돼 있다. 이 때문에 폭스바겐은 차체 부식에 대해 12년간 보증을 하는 등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처음 시승용 차에 올라탔을 때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시승차를 인도받고 운전석에 앉으니 당연한 얘기지만 기자의 운전 스타일에 맞춰져 있지 않았다. 운전석은 물론 룸미러, 사이드미러 모두 그대로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룸미러야 손으로 고치면 되지만 운전석과 사이드미러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없었다. 약간은 어두컴컴한 지하 주차장에서 인도받아 실내가 잘 보이지도 않았고 차량 이용 설명서도 눈에 띄지 않았다.

다행히(?) 운전석의 위치를 조정하는 스위치는 운전석 옆에 있었다. 사이드미러 조정기도 여타 차량과 마찬가지로 운전석 창문 스위치에 같이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조정 스위치는 조금 다르게 생겼다. 다른 차량과 달리 다이얼모양이어서 순간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당황했다. 라이트 스위치도 핸들 오른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왼편 보드에 위치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소 불편함을 느낀 것이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적응되니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꽂아 누르면 시동 걸려


시동은 열쇠를 꽂아 돌리거나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는 식이 아니다. 일반 가게에서 파는 라이터보다 조금 큰 키(중앙 잠금 전달장치)를 이그니션 홀더에 꽂고 누르면 시동이 걸리는 인공지능 푸쉬 앤 고(Push & Go)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시동을 끌 때도 이 키를 한번 누르면 된다.

최근 날씨가 갑작스레 추워져서 그런지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 엔진소음이 약간 귀에 거슬렸다. 하지만 추운 겨울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못한 오류였다. 대부분 차량이 첫 시동을 걸었을 때 들리는 이상의 소음은 아니였다. 엔진이 어느 정도 열을 받은 후에는 엔진소음이 일반 가솔린 차량소리보다 크지 않았다. 물론 창문을 열고 운전을 하거나 공회전 상태에서 차 밖에서 소리를 들을 때는 “이 차가 디젤이지”라는 점을 인식하게 했다.



운전석에 앉아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계기판이 있는 인스트루먼트 패널(Instrument Panel). 계기판 가운데 맨 위에 ‘PASSAT’라는 글자가 양각 형태의 크롬 도금으로 새겨져 있다. 그 밑으로 화면이 하나 있다. 이 화면을 통해 오디오, 주행거리 및 주행가능거리, 정속주행(크루즈 컨트롤) 등을 보면서 조절할 수 있다. 핸들에 있는 메뉴 단추로 이를 조정할 수 있다. 메뉴판을 통해 언어도 선택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 한글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전동 글래스 선루프는 천정부의 로터리 스위치를 이용해 조정한다. 위치선택 기능이 있어 선루프의 개폐 정도를 미리 미리 결정해 정확히 조정할 수 있다. 고감도 전동식 끼임 방지장치가 있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기어장치 왼쪽에는 오토 홀드(Auto hold) 기능이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언덕길에 정차했다가 출발할 때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한다. 신호 대기 시 오른발을 쉬고 싶을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실질적인 주차브레이크는 라이트 스위치 옆에 위치해 있다.



운전자 시트는 3명의 스타일을 기억할 수 있는 12웨이 전동 조절식 시트를 채용하고 있다(도어 사이드 미러까지 메모리 가능). 시트는 부드러운 착좌감에 통풍구까지 설계돼 있다. 전반적인 실내공간도 널찍하다. 엔진이 가로배치로 돼 있어 그 만큼을 실내 공간으로 활용한 덕분이다. 뒷좌석도 일반 성인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거주성을 제공한다.

트렁크 공간도 매우 크다. 좌우 휠 하우스 부분의 돌출을 없애 거의 정사각형 모양의 넓은 공간을 만들고 있다. 좌우로는 동급 국내 차량에 비해 다소 짧지만 깊이가 크다. 트렁크 용량은 565ℓ로 이 등급에서는 가장 넓은 크기다.

안전장치도 좋다. 프론트 듀얼 에어백,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앞뒤 좌석 헤드 에어백, 액티브 헤드레스트, ABS, ESP(전자식 주행 안정화 프로그램), 충돌 시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는 크래시 센서 등이 적용돼 있다. 트렁크 도어에는 삼각대도 부착돼 있다.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충분히 즐길 수 있어

디젤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연비와 힘이다. 파사트 2.0 TDI 역시 이 두가지 장점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파사트 2.0 TDI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8초. 다른 차종에 비해 결코 빠르다고 할 수 없다. 물론 배기량 2.0ℓ 140마력의 디젤엔진, 공차중량 1534kg 등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가속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큰 문제거리는 아니다. 평일 낮시간대의 고속도로가 아니라면 순간적으로 100km 이상으로 속도를 올릴 공간이 우리나라에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속도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발에 밟히는 가속 페달의 느낌은 좋다. 전혀 귀에 거슬리지 않는 적당한 엔진소리도 나면서 가속력에 대한 불편함 없이 충분히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이 차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추월을 할 때. 주행 중 추월 등을 위해 충분한 가속력을 필요로 할 때 무리 없이 치고 나갈 수 있다. 가속 페달을 힘차게 밟는 순간 가속에 따른 몸 쏠림 없이 충분한 속도로 가속이 가능했다. 조수석에 앉아서는 가속 페달을 힘차게 밟고 있다는 것을 쉽게 느끼지 못했다.

또 시속 150km가 넘는 속도에서 코너링을 돌 때도 묵직한 차체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아우토반이 있는 독일생임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고 싶을 정도로 운전자를 유혹했다. 제동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는 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과도한 움직임만 피한다면 다이내믹한 운전을 할 수 있다.



이 차에 장착된 TDI(Turbo Direct Injection)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40ps/4000rpm에 최대토크 32.7kg·m/1750~2500rpm의 고성능을 자랑한다. 또 TDI 엔진과 짝을 이루는 6단 DSG(Direct Shift Gearbox)가 다이내믹한 드라이빙과 안락함을 지원한다.

◆한 번 주유로 1000km 거뜬

디젤승용차의 장점인 연비에 있어서도 파사트 2.0 TDI는 운전자의 주머니를 기쁘게 한다. 파사트 2.0 TDI의 공인 연비는 13.7km/ℓ.



70ℓ의 연료탱크에 경유를 가득 채우고 시승에 나서 반납할 때까지의 주행거리는 총 670km 정도. 그러나 계기판에 있는 주유량은 1/4 이상 남아있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있는 화면을 통해 확인한 주행 가능거리는 260km. 한번 주유로 1000km 정도를 너끈히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6단 자동변속기도 이 차의 경제성을 높이는 데 한 몫하고 있다.

폭스바겐 TDI 엔진은 엄격한 유로 4 기준을 만족시키며 디젤 엔진에 대한 선입견의 근원이었던 입자성 물질의 배출을 거의 완벽하게 방지하는 디젤 미립자 필터를 장착해 가장 친환경적인 디젤 엔진 모델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파사트 2.0 TDI는 지난해 7월 소비자 시민모임이 주관하는 ‘제11회 올해의 에너지위너상’에서 ‘고효율 자동차 부문 에너지위너상’을 수상한 바 있다.



파사트 2.0 TDI의 국내 판매가는 4450만원(VAT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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