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거래 통제, 외국인 배만 불려"

더벨 정성민 기자 2008.02.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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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략2008 릴레이인터뷰]②김의진 삼성투신 상무

이 기사는 02월28일(10:4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재정거래 통제, 외국인 배만 불려"


"국내 통화정책도 올해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한국은행도 신정부 성장론의 영향권에서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투자신탁운용 채권영업본부 김의진 상무는 올 채권시장의 핫 이슈로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을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 출신인 김상무는 대외경제 침체, 신정부의 성장 위주 정책 등을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김상무는 "물가가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미국 등 대외 경기가 침체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도 주시해야 한다"며 "여기에 신정부가 경기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정책금리도 이와 방향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채권금리는 하락 추세가 될 것이다. 다만 이제 막 국내 경제가 저금리 시대에서 벗어나고 있는 만큼 낙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금리의 방향성은 하락 추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권 자금경색 문제가 해소되고 있고 금리가 크게 하락한 미국과의 디커플링 심화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김상무는 "작년말 금리가 급등하기 이전까지는 국내 펀더멘털에 비해 저금리였던 것은 사실"이라며 주변 여건상 금리는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만 낙폭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크레딧 채권에 대한 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아직 신용등급이 B급인 회사채에 눈이 갈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은행권 자금경색으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된 신용등급 AAA인 은행채는 충분히 해 볼만 하다는 것.



김상무는 "올해는 크레딧 관련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크레딧 시장이 양분화돼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신용등급 AAA인 은행채는 지금 금리 레벨이면 인기가도를 구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B급 회사채 시장은 아직도 갈길이 멀어 보인다"며 "유동성에 비해 금리도 높은 상황인데 제대로된 신용평가를 통한 가격발견 기능이 있어야 살아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나태했던 채권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작년 채권시장 '패닉'은 오히려 시장 선진화에 '藥'이 될 것이다"



김상무는 올해 채권시장 화두는 선진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채권시장이 스왑과 연계해 큰 '홍역'을 앓으면서 딜러들이 새로운 영역으로 시야를 넓히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김상무는 "사실 그 동안 금리가 하락하는 데에만 익숙했던 시장이 굳이 뭔가 새로운 전략을 찾으려는 고민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작년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로 시장이 휘둘리자 트레이딩 전략에 있어 여러 가지 측면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채권시장에서 IRS, CRS, 재정거래 등의 용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다"며 "선진 금융기법을 모르고 채권 트레이딩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안정성을 바탕으로 신시장 개척에 첨병 역할을 하고 싶다"

삼성투신 채권운용본부의 강점은 보험사 LT(Long Term)계정을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보험사의 채권운용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는데 최근 금리 급락세의 영향으로 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무는 "장기로 운용하는 LT계정 규모가 크기 때문에 조직 안정성이 뛰어나다"며 "특히 LT계정에서는 해외채권 운용도 일부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노하우를 통해 채권투자의 시야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투신은 실제로 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 투자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무는 "해외채권 투자를 통해 CRS, CDS 데스크 뿐 아니라 해외 증권사 등 다양한 '컨텍포인트'를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는 운용 규모 뿐 아니라 신시장 개척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외국인 배만 불러주는 재정거래 심각성 재검토가 필요하다"



외화차입규제로 과도하게 확대된 재정거래 기회를 외국인이 독식하고 있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기관이 참여할 수 없어 장기간 비정상적인 스왑시장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김상무는 "정책당국이 좀 더 재정거래의 문제점을 심도있게 검토해 봤으면 한다"며 "단기외화차입을 막아 놓은 상황에서 지금처럼 제도가 유지된다면 외국인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내 기관도 재정거래에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시장의 공정성 측면에서도 그렇고 이래야 비정상적인 스왑시장 상황도 빠르게 본 궤도를 찾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생명 채권운용 부장 등을 거쳐 2002년 4월 삼성투자신탁운용으로 옮겨 채권운용본부를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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