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성장전략 핵심은 'M&A'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08.01.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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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사업 효율성 제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목적

국내 종합상사들이 기업 인수ㆍ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무역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사업다각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외환위기 이전 세계화의 첨병 역할을 하다 시련기를 맞아 지난 10여년간 움츠려들었지만 최근 공격적인 경영에 다시 나서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삼성물산, 대우인터..'무역부문 효율성 제고'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상사부문은 최근 일본의 철강업체 '묘도메탈'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일본의 5대 스테인리스 정밀재 생산업체로 2006년 매출 규모는 185억엔 정도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인수와 관련, "60여년간 축적된 부품소재 기술을 확보하게 됐으며 일본 시장 확대를 위한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관련 사업군에서 M&A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M&A에 대한 관심은 2003년 말 워크아웃에서 조기 졸업한 후 옛 대우 시절의 위상을 찾아가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에서도 찾을 수 있다. 강영원 사장은 지난해 "국내의 중견 기업과 제휴한 글로벌 M&A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우인터내셔 (56,600원 ▲500 +0.89%)널은 그 일환으로 산업은행, 한미파슨스와 잇따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본격 담금질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포스코가 말레이시아 전기도금강판 생산업체 MEGS의 지분인수시, 10%의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삼성물산과 대우인터내셔널이 기존 무역사업과 관련한 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은 종합상사 본연인 무역부문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최근 실적호전이 뚜렷해지고 있지만 외형에 비해 영업이익 개선은 무척 더디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 LG상사, 현대상사..'사업 다각화'



이는 종합상사 업종 특성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지만 사업 구조가 변화된 비즈니스 환경에 걸맞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 때문에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의 M&A도 늘고 있다.

지난해 초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SK네트웍스 (4,860원 ▼15 -0.31%)는 중국 동광산 기업의 지분 45%를 인수한데 이어 인터넷전화 전문기업인 애니유저넷의 지분 40%를 취득하며 사업다각화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최근에는 국내 중견 패션브랜드 '오브제'를 인수키도 했다.

LG상사 (30,600원 ▲850 +2.86%)는 수입유통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탈리아 피아트그룹의 상용차 부문 담당 기업인 이베코의 국내 수입 판매 회사인 한국상용차를 인수하기도 했다. LG상사는 앞서 2004년 이베코와 대형트럭 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종합상사 (18,680원 ▲370 +2.02%)의 경우, 과거 현대그룹 시절의 경험을 살려 2005년 중국의 중소형 조선소 지분 80%를 인수하며 사업다각화를 진행했다. 화학운반선 등 벌크선을 주로 짓는 청도조선소는 2006년 3년치 물량을 일찌감치 확보해놓은 상태다.

◇미쓰비시ㆍ미쓰이 등 日 종합상사, IB업무도

특히 종합상사의 원조격인 일본 종합상사는 한때 기업들의 국제화로 존폐위기에 내몰렸지만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풍부한 자금력, 해외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자원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간 M&A에도 진출하며 투자은행(IB)의 업무도 하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의 이 같은 변신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이 기업간 M&A 사업을 향후 신사업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내 종합상사들이 참여하는 M&A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과거 수출 창구역할을 했던 국내 종합상사들은 외환위기 이후 비즈니스 환경 변화로 대부분 사세가 위축됐다"면서 "지난 수년동안 부채비율을 줄이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했고, 거품을 없애며 체력을 비축해 이제는 적극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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