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특검팀은 임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경비원들만 남아 있던 새벽 3시30분께 삼성화재 본사와 과천 삼성그룹 전산센터, 수유리 삼성화재 사옥을 동시에 덮쳤다.
특히 특검팀은 21층 재무 관련 부서와 지하 4층 창고 등을 집중 수색해 내부 기밀 장부과 회계자료 등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삼성화재 본사 사무실 등에서 압수해 온 박스 27개 분량의 압수물을 분석, 그룹 비자금 조성 및 운용의 물증을 찾아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KBS는 23일 삼성화재가 고객들에게 지급할 보험금과 렌터카 비용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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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도가 나간 직후 삼성화재 고위 임원들은 서울 한남동 특검 기자실을 방문해 "고객들에게 지급해야할 보험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KBS 보도 내용을 반박했었다.
이와 관련,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는 "(보도에서)비밀금고가 있다고 지목된 장소를 수색했지만 전혀 다른 용도로 쓰고 있었다"며 "아직 압수수색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고 일부 직원들이 남아 추가 압수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압수수색과 함께 이건희 회장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등을 대신해 해외 미술품 경매에서 고가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미술품 구입 경위 등을 조사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홍 대표를 상대로 '행복한 눈물' 등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으로 구입했다고 폭로한 미술품들의 행방을 추궁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이날 창립 56돌을 맞는 날이었지만 압수수색으로 인해 계획돼 있던 기념행사를 모두 취소했으며 임직원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하루를 보냈다.
삼성화재의 한 직원은 "새벽에 갑작스럽게 압수수색이 들어올 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왜 하필이면 또 창립기념일에 압수수색을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당혹스러움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