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새병원의 특별한 돼지저금통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8.01.2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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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자가 병원 짓는 데 벽돌 두어 개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10일 가톨릭대학교 새병원, '서울성모병원'에 건립기금으로 특별한 돼지저금통이 전달됐다. 돼지저금통의 주인공은 지난 2005년 MBC프로그램 '느낌표-눈을떠요'프로그램에서 강남성모병원 안과 김만수 교수에게 각막이식을 받은 박진숙씨와 그 아들 원종건군.
▲박진숙씨가 전달한 저금통▲박진숙씨가 전달한 저금통


당시 방송에서는 시각작애와 청각장애를 동시에 앓고 있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사는 종건이네 사연을 방송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장애인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종건이와 아들의 중학교 진학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불편한 몸으로 매일 빈병을 모으는 어머니의 사랑이 전파를 타자 연예인들과 국회의원 100여명이 장기기증 서약을 하는 등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박진숙씨와 수술을 집도한 김만수 교수▲박진숙씨와 수술을 집도한 김만수 교수
외래진료를 위해 김만수 교수를 찾은 박씨는 "교수님과 강남성모병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어찌 다 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편지와 돼지저금통을 전달했다. 가톨릭의대에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박씨가 수년동안 폐품과 빈병을 팔아 모았다는 돼지저금통에는 100원짜리 동전 910개와 50원짜리 동전 11개 등 총 9만1550원이 담겨 있었다.



다음은 종건이 엄마, 박진숙씨가 지난 10일 돼지저금통을 전달하며 동봉한 편지 내용이다.

"몇 년 동안 폐품을 주워 모은 거라 작고 초라하지만 병원 짓는데 벽돌 두어 개라도 우리 모자가 드리고 싶습니다. 너무도 보잘것없지만 저희의 작은 정성이고 기도이니 받아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셨던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처럼 여기 작고 초라한 것이지만 놀라운 축복과 은총이 함께 하실 것을 기원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아프면 강남성모병원을 자주 왔다 가는 환자입니다. 제가 너무나 감사합니다. 큰 돈이 아니라서 너무 죄송합니다. 꼭 벽돌 두 개라도 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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