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회장 "담석 제거 후 요양중"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8.01.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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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조기 복귀는 힘들듯, 요양 후 재기 가능성은 상존

최근 복귀설이 제기되고 있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주 담석 제거 수술을 받고 자택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의 입'으로 통하는 백기승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박근혜 전 대표 전 홍보특보)는 2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전 회장이 지난 주 담석제거 수술을 받고 현재 자택에서 요양하며 통원치료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활동 재개설이나 재계 복귀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백 전 이사는 "몇일 전 김 회장을 찾아뵈었다"며 "담석이 담보를 막아 힘들어했던 것을 지난주에 수술했기 때문에 현재로서 요양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이 현재 통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 언론들이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며 조기 복귀설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김 전 회장의 세계 경영 노하우를 새 정부에 접목시키는 것도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백 전 이사는 "김 전 회장은 10년 이상의 경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 조기 복귀의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고희(古稀, 70회 생일) 때도 담석제거 수술로 생일을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보낸 적이 있으며, 또 다시 담석이 담도를 막아 이번에 수술을 하게 됐다는 것.



하지만 김 전 회장의 재계 복귀설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경영자로서 김 전 회장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대한상공회의소가 일반국민 300명, 경영학과 교수 100명, 현직 최고경영자(CEO) 100명 등 총 500명을 대상으로 '존경하는 CEO'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 김 전 회장이 종합평점에서 5위를 차지했다.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34.1%), 이건희 삼성 회장(29.3%), 고 유일한 유한양행 회장(10.5%),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9.5%) 다음으로 김 전 회장(3.2%)이 꼽혔다. 뒤를 이어 이구택 포스코회장(1.8%), 구본무 LG그룹 회장(1.6%)순으로 여전히 김 전 회장에 대한 평가는 '살아있다'고 할 수 있다.

복귀설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의 연결고리다.
이명박 당선인의 지근에는 김 전 회장과의 인연을 가진 인물들이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당선인 수행비서인 임재현씨다.



당 정책위원회의 의장인 이한구 의원은 이명박 당선인의 경제 책사로 통하는 인물로 재무부 외환국 과장을 거쳐 대우경제연구소 소장을 지내면서 김 전 회장과의 인연이 깊다.

또 이 당선인이 잠든 시간만 빼고 같이 다니는 임재현 비서는 이 당선인을 따르기 전에는 김 전 회장을 보필했다.

임재현 수행비서는 대우그룹에서 김우중 전 회장의 수행비서로 일하다가 대우그룹 해체 이후 미국 보스턴대에서 MBA 자격을 땄고 2005년 강승규 인수위 부대변인 소개로 이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에서 물러나 대선주자로 나서는 순간부터 수행비서를 맡아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이 복귀할 의사가 있을 경우 이들이 힘이 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고, 그런 이유로 김 전 회장의 복귀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김 전 회장은 1999년 10월 출국한 지 5년8개월만인 2005년 6월14일 귀국한 뒤 분식회계와 횡령, 재산 국외도피, 사기대출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징역 8년 6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53억원을 선고받았다가 지난해말 사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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