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세로·미니...튀는 카드 눈에 띄네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2008.02.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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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기획]금융계, 디자인으로 차별화

투명·세로·미니...튀는 카드 눈에 띄네


“앞면, 앞면, 뒷면, 뒷면, 앞면, 뒷면…옆면, 옆면, 옆면”

최근 한 카드사가 내놓은 TV CF광고의 카피다. 다른 설명은 없고 다양한 카드의 앞면과 뒷면의 카드 디자인과 색깔을 보여주다가 카드를 옆으로 돌려 옆면에도 색깔이 들어갔다는 화면과 설명이 뒤따른다.

바로 카드업계의 ‘패션리더’라 할 수 있는 현대카드의 ‘컬러코어(Color Core)’ 광고다. 지갑이나 카드홀더 등에 꽂혀있을 때 현대카드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이 부각되도록 한 것.



현대카드 관계자는 “기존 카드에서는 항상 소외되었던 0.8mm에 불과한 카드 테두리 부분에까지 현대카드만의 독특한 색깔을 부여해 소비자의 지갑 속에 꽂혀있는 수많은 카드들 사이에서 충분한 경쟁력과 차별성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며 “현대카드와 같이 다양한 색깔의 컬러코어 디자인을 적용한 카드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과거 천편일률적이었던 신용카드의 모양이 카드사별로 카드별로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내는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화려해지고 있다. 카드의 서비스를 넘어 디자인도 또 다른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카드가 다양한 디자인으로 거듭나는 것은 단순히 화려함만을 자랑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은 바로 카드 소지자의 이용도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실제로 현대카드가 컬러코어를 선보인 이후 소비자 1인당 이용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실제적인 데이터 분석작업을 시행했다고 한다. 그 결과 기존 디자인 카드에 비해 이용액은 10.8%, 이용률은 7.1%가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세로·미니·프리폼 등 천차만별


현대카드는 2003년 5월 '현대카드M’을 출시하면서 당시로써는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투명카드’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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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8월 현대카드는 또 미니카드도 선보였다. 미니카드는 휴대폰, 열쇠 등의 액세서리로 활용이 가능하고 20~30대 감각세대들의 눈길을 확 끌었다. 현대카드는 미니카드를 출시하면서 카드의 색깔에도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빨강, 분홍 등 9종의 원색풍(비비드) 컬러를 카드에 입혔다. 현재 미니카드는 현대카드 외에 신한카드 등에서도 발급하고 있다.



2005년에 출시된 신한 WEEKI카드는 레저와 부합되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카드 플레이트를 세로로 디자인했다. 또 2006년에는 독일월드컵 엠블럼을 넣어 한정 출시한 ‘월드컵 스페셜 에디션 위키카드’는 마스타카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마케팅 리더쉽 어워드 최고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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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가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한 ‘레인보우카드’도 주 타켓 고객층이 차별화된 이미지로 어필하고 싶어 하는 ‘젊은 직장인’인 만큼 디자인 단계에서 많은 시간을 투입했다. 패션잡지에서 무채색계통의 화보사진을 잘라낸 듯 한 이미지를 기본베이스로 해 모델이 착용하고 있는 선글라스와 넥타이에만 레인보우 색상을 가미,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환영받는 트랜드 세터(Trendsetter)와 이슈 메이커( Issuermaker)를 감성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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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는 네모’라는 편견을 버리도록 하는 카드도 있다. 비자카드는 지난 2005년 카드의 외관 디자인을 자유롭게 하는 ‘프리폼카드’를 선보였다. 현재 프리폼카드는 신한카드에서 매년 그해 동물을 형상화한 기프트카드로 출시되고 있다. 올해도 역시 쥐를 형상화한 ‘쥐돌이 기프트카드’를 출시했다. 현대카드도 자동차 모양을 입힌 현대카드M 프리폼카드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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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카드도 전통적인 신용카드 크기보다 작고 케이스를 가진 사이드카드를 선보였다. 마스터카드의 사이드카드는 국내에서는 카드의 한쪽을 원형형태로 만들어서 출시되고 있다.

보다 실용적인 카드도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 저장 장치로 흔히 사용되는 USB를 활용한 ‘USB형 신용카드’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이 카드는 인터넷상에서 신용카드 결제 시 신용카드 번호 등을 직접 입력할 필요 없이 USB를 컴퓨터에 꽂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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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디자이너가 카드에 옷을 입힌다



이처럼 카드 디자인이 중요해 지면서 단순히 예쁜 카드가 아닌 화려한 카드를 만들기 위해 카드 디자인 도안을 유명 디자이너에게 맡기고 있다.

KB카드는 지난 2006년 기존의 여성전용카드인 ‘e-퀸즈카드’의 서비스를 리모델링하면서 카드 디자인도 확 바꿨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중 한명인 앙드레 김과 손잡고 카드 이름 자체도 ‘이퀸즈 앙드레 김 카드’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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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퀸즈 앙드레 김 카드는 KB카드의 디자인 컨셉인 ‘포스트 클래식(Post Classic)’과 앙드레 김의 동양적이면서도 귀족적인 컨셉의 디자인 철학을 결합해 표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카드디자인에 앙드레 김의 독창적인 문양과 컬러가 활용됐다.



KB카드는 또 지난해 9월 중요무형문화재 매듭장과 자수장의 작품을 카드 디자인으로 담은 ‘KB 무형문화재 기프트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김희진 씨의 전통매듭 작품을 담은 디자인과 중요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 한상수 씨의 전통자수 작품 중 십장생을 담은 디자인 2종으로써 매듭장 디자인 기프트카드는 10만원권, 자수장 디자인 기프트카드는 50만원권으로 각각 발행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통합 후 첫 작품인 ‘신한 LOVE카드’의 플레이트 디자인의 독보적인 차별성 확보를 위해 국내 타이포 그래피(Typography) 대가인 안상수 교수(現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및 뉴욕 인터브랜드사 수석 디자이너에게 의뢰, 브랜드 로고를 이미지화한 ‘화이트 LOVE’와 뉴욕 트렌드 디자인의 ‘레드 LOVE’ 2종으로 출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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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가 지난 2005년에 선보인 VVIP카드인 블랙카드도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인 카림 라시드(Karim Rashid)가 카드 도안을 맡았다. 라시드 씨는 프라다, 다비도프, 에스띠로더 패키지 등의 디자인을 했으며 지난해 초 변경한 한화그룹의 CI도 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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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디자인이 다양해졌다고 해도 이 카드들 역시 ‘나만 갖고 있는 디자인 카드’는 아니다. 직접 디자인을 입힐 수 있는 카드도 있다. 삼성카드 (41,000원 ▲550 +1.36%)가 지난 2006년 선보인 셀디카드는 사용자가 직접 카드디자인을 선택ㆍ편집 할 수 있는 UCC형 상품이다. 카드에 가족사진, 명함, 카드 서비스 내용 등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삽입할 수 있다.

한편 은행에서도 통장 디자인에 변화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의 일환으로 ‘세로통장’을 개발해 은행권 최초로 지난해 말 선보였다. 세로통장은 기존 가로형 통장의 획일화된 디자인에서 탈피해 고객들에게 신한은행만의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화를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고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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