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 침체 겪는다"-다보스포럼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1.2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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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는 없을 것

미국 경제가 기나긴 침체기 초반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경제학자들이 2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루비니 글로벌 이코노믹스의 창립자겸 회장이자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인 누리엘 루비니는 "미국 모기지 위기가 소비자와 기업들의 자금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부도율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새로운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루비니는 1년전 미국 주택 시장 부진과 이에 따른 신용시장 경색을 정확히 예측한 소수 경제학자들에 속한다.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은 중국과 유럽 역시 미국 경기 침체에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인도는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관한 것이다. 유독 글로벌 경기 침체를 다루는 세션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 대형 컨퍼런스룸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서서 경청할 정도였다.

◇ 12개월동안 美 심각한 침체 겪을 것



루비니는 "전세계 경제는 지난 5년간 강한 성장세를 구가해왔지만 이제 미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향후 12개월동안 미국 경제의 심각한 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계속해서 금리를 내리겠지만 이는 단지 경기가 깊게 추락하는 것을 어느정도 막아줄 뿐 경기 하강 국면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븐 로치 모간스탠리 아시아 회장 역시 루비니의 이 같은 견해에 동조했다. 로치는 "연준과 미국 정부가 현 위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과거 혼란을 자아냈던 것과 같은 형태로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택 시장과 증시에 끼어 있는 자산 거품을 해소하는 대신 거품이 터지기를 기다렸다 사후 뒷정리에 나서는 잘못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이는 경제 운용에 있어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 글로벌 경기 침체는 없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침체가 없을 것이란 점에 대해서는 모든 참석자가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전세계 경제는 감기에 걸린다"라는 오래된 속설이 존재하듯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해야한다고 밝혔다.

루비니는 미 경제에 대해 가장 비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미국의 침체가 오래 지속될 경우 나머지 전세계 경제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 아일랜드, 스페인 등에서 주택 거품이 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그는 동유럽 국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자국 통화가 아니라 유로화로 모기지 대출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할 경우 많은 모기지 대출자들이 파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는 이어 "유럽 국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다이나믹한 경제 상황이 아니다"면서 "유럽 경제는 2~3%의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인도 역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 中·印 영향없다…阿는 침체 우려



유용딩 중국사회과학원 소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현재 미국과 디커플링(비동조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유 소장은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서서히 실업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매년 2400만명의 고용 창출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이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해왔지만 지난해에는 1000만명 분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해외 수요에 의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고 덧붙였다.



카말 나스 인도 통상장관은 보다 낙관적인 견해를 전했다. 그는 동아시아는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이전보다 낮아졌으며, 인도 경제 역시 해외 투자자들보다 국내 수요에 의한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의 스티븐 로치는 장기적으로 인도와 중국의 소비자들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견해를 취했다. 미국 소비시장은 9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중국 소비시장은 1조달러, 인도 소비시장은 5000억달러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이들이 미국 소비 감소분을 메울 정도로 충분하진 않지만 이들 국가들의 소비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이번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은행의 운영이사인 엔고지 오콘조 이웨아라는 지난 10년간의 경제 개혁으로 아프리카경제는 최근 강한 성장세로 보답받았지만,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원자재 수입을 줄이는 등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아프리카 경제는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식량 가격 급등 문제로 대두

특히 식량 가격 급등도 개발도상국들의 주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오콘조 이웨아라는 아프리카 도시 지역이 식량 가격 급등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나스 장관 역시 하루 2끼로 이어가고 있는 인도의 빈민층들이 2500만명이나 된다고 우려했다.

바이오연료 사용으로 곡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토론자들은 현재 시장이 해답을 제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1970년대 '그린 혁명'이라고 불리우는 노동 생산성 향상도 최근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앞으로 바이오연료의 효율성에 대한 논쟁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오콘조 이웨아라는 내년에는 식량 문제가 다보스포럼의 주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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