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심리가 실적보다 중요하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1.24 08:31
글자크기

美증시 큰 변동폭…금융시장 안정기대가 실적우려 딛고 반등

23일 뉴욕증시가 장막판 급하게 반등했다. 금융주의 힘이다.

서브프라임 망령부활의 기폭제가됐던 암박은 무려 72% 폭등해 S&P500지수 종목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은 각각 8.5%, JP모간은 11.9% 급등했다.



장 초반은 실적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촉발하며 급락했다. 특히 애플과 모토로라 등 기술주들이 우울한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하락의 빌리를 제공했지만, 장 막판 반등했다.

다우지수의 등락폭이 600포인트에 달했다. 미국과 같은 시스템화된 선진증시의 이같은 변동성을 뭘로 설명할까.



지금과 같은 불안과 급락장세에서는 역시 심리가 중요한가보다. 실적은 경기침체라는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을만큼 불안한 모습이지만, 금융시장 안정을 기대하는 투심은 실적불안을 딛고 일어났다.

과거에도 이같은 흐름은 종종 나타났다. 미국 FED가 '기습적'인 금리인하를 하는 이유도 '실물경제'보다는 '심리'에 방점을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동양종금증권은 기습적인 금리인하가 증시에 미쳤던 영향을 분석했다.


1985년 이후 기습적인 금리인하가 많이 단행됐던 시기인 89년 6월부터 92년 9월까지(18번)와 2001년(3번)의 경우를 보면,미국의 경우는 예정되지 않은 금리인하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리인하일(D) 이후 S&P500지수를 기간별로 나누어보면 D+5, D+10, D+15, 그리고 D+20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0.6%, 1.2%, 1.8%, 그리고 2.1%를 기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이 높아졌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2001년만 분리해서 봐도 수익률의 차이가 있을 뿐 방향성은 동일했다.

같은 기간동안 코스피도 주가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코스피 기간별 수익률은 각각 0.4%, 0.0%, 1.1%, 0.4%.



동양종금증권은 또 미국의 금리인하는 과거에도 실질 GDP 성장률이 저성장 구간을 탈피한 것을 확인할때까지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과거 89년부터 92년까지 그리고 01년에도 성장률이 저점에서 반등한 이후 기준금리는 동결됐다는 것.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GDP 성장률이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
상되는 08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인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전일 연방기금선물시장에서 1/30일(현지시간)에 개최될 FOMC 정기회의에서 추가적으로 금리를 50bp 인하(50bp 추가 인하시 기준금리는 3.0%)할 가능성이 60%로 높게 나오고 있다는 점도 이런 논리를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것.

이 연구원은 "현재 미국 증시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가격메리트가 높은 시점이며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일 반등이 추세 전환의 신호탄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반등 시도는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영증권은 다소 조심스런 입장에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로 패닉 현상은 일단 진정됐지만, 금리인하 이후 경기 저점까지는 시차가 존재한다며 중국 쪽 상황과 금리인하의 반작용도 고려되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화증권도 "미 FOMC 긴급 금리 인하를 비롯해 FRB 의장 발언 등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및 증시 하락 우려감은 상존한다"며 "대만 반도체 업계 감산 합의가 무산되며 국내 IT업종의 반등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