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펀드, '화려한 부활' 신호탄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1.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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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반비례 관계회복…연초수익률 최고 2%대

약세론자와 채권은 평소 눈에 띄지 않다가 증시가 폭락할 때 부각된다. 지난해 주식형펀드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채권형펀드도 최근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23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00억원 이상 국내 채권형펀드는 연초 이후 22일까지 평균 1.1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해외 채권형펀드와 국내주식형펀드는 각각 0.10%, -11.16%에 그쳐 상대적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마이너스 기록이 속출했던 1년 누적수익률도 2.48%~6.48%로 회복돼, 채권형펀드의 '부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채권의 주식시장과의 반비례 관계가 회복된 점이 주효했다. 작년에는 채권형펀드가 11월 증시급락 때조차 은행의 자금부족 등으로 금리가 급등하며 수익률에 타격을 입었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주식시장의 급락과 경기하강, 한국은행의 긴축기조 완화 등으로 금리가 하락반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에는 한국은행 콜금리 인상 등 긴축기조에 스왑시장이 교란된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외국인들의 손절물량이 쏟아지면서 금리가 급등했다"며 "한 달 만에 상황이 급반전한 이유는 은행 자금사정이 개선되고 한국은행이 '긴축'에서 최소 '중립'으로 포지션이 바뀐 데다 외국인이 채권을 지속적으로 매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한국에서 주식팔고 채권산다
외국인의 매도공세로 무너진 주식시장처럼 채권시장 역시 외국인이 좌우한다.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코스피주식을 30조5908억원 순매도했지만 국내채권은 31조7011억원 어치 사들였다.

주식시장의 자금이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엇비슷한 규모로 손바뀜이 이뤄진 셈이다. 최근에도 외국인은 채권선물을 1주일동안 3만계약 순매수하며 채권금리 급락을 채찍질하고 있다.


현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인하로 국내 금리도 인하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환율 등을 감안하면 차익거래로 150bp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어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며 "국고채 5년물 금리가 보름만에 68bp가 빠지는 등 속도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금리인하의 방향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금리가 이상급등한 11월이 채권형펀드 가입의 적기였던 셈이지만, 지금 가입해도 정기예금 금리를 웃도는 안정적인 수익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 연구원은 "장기채권이 금리변화로 수익률이 크게 좌우돼 연초 이후 2%대 수익률을 올렸지만 현재는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며 "금리가 단기적으로 반등할때를 노려 중기채권과 은행채, 지역개발채 등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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