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세이지, 만도 1900억 투입해 7000억 벌어

더벨 현상경 기자, 이윤정 기자 2008.0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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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차입금 2억달러 매각대금으로 상환...전형적인 글로벌 LBO방식

이 기사는 01월24일(07: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 만도를 매각한 CCMP캐피탈(옛 JP모건파트너스)과 어피티니파트너스(옛 UBS캐피탈)의 공동설립법인 선세이지는 전형적인 차입매수(LBO)방식을 동원, 1900여억원을 투입해 70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금 대비 3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선세이지는 차입금을 5년만기 미화채권을 발행해 리파이낸싱한 후 만도 매각대금으로 이를 갚는 기법을 동원했다.

자기자금 1900억투자, 배당 등으로 3279억원 챙겨



선세이지는 지난 99년말 만도를 인수하면서 미화 1억65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으로 약 1900억원)를 자기자금으로 투자하고, 2억8100만달러는 외부에서 차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통해 확보한 만도주식은 보통주 1000만주와 우선주 300만주.

선세이지, 만도 1900억 투입해 7000억 벌어


곧바로 99년말부터 선세이지는 익히 알려진대로 투자금 회수에 돌입했다. 99년 우선주 300만주에 대한 배당을 30억원, 2000년에도 우선주 배당금을 123억원 받았다. 2001년말에는 보유한 우선주 300만주를 절반씩 나눠 한빛은행과 조흥은행에 각각 630억원씩 총 1260억원에 매각했다. 이 주식은 추후 유상감자로 다시 소각됐다.

2002년에 선세이지는 보유한 780만주의 보통주에 대해 주당150원의 배당을 제공, 11억7000만원의 수익을 챙겼다. 또 2003년말에는 유상감자를 실시, 보유한 보통주 261만주를 주당2만9200원에 소각해 762억원을 회수했다.


2004년~2006년에는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통해 3년간 1080억원 가량의 이익을 확보했다. 2004년에는 중간배당 110억원을 포함 364억원을, 20005년에는 결산배당에서 346억원을, 2006년에는 중간배당 105억원을 포함 382억원을 다시 배당금으로 챙겨갔다. 3년동안 액면가 5000원인 주식에 대해 주당 5000~7000원의 현금배당이 돌아갔다.

결론적으로 선세이지는 8년간 만도로부터 총 3279억원을 받아냈다.



매입당시 2.8억달러 차입..리파이낸싱 걸쳐 매각대금으로 상환

선세이지는 만도 인수당시 해외에서 차입했던 2억8100만달러 가운데 2억달러는 한라건설 매각대금 6515억원(최근 환율 적용시 6억8400만달러)을 통해 상환한다. 나머지 8100만달러는 2003년말(당시 환율 기준 약 900억원) 먼저 갚았다.

선세이지는 지난 2004년 3월 2억달러의 미화채권(5년짜리, 2009년 만기)을 발행해 차입금을 대체했다. 채권발행조건으로 만도에 대한 지분보유율이 50%이하로 떨어지면 해당채권을 상환하겠다는 약정도 맺었다. 이미 2009년 이전에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선세이지는 만도에 대한 투자를 통해 배당금 등에서 2379억원(3279억-900억)을, 매각대금에서 4590억원(6515억원-2억달러)을 합친 6970여억원이 순수익으로 거두게 됐다.

M&A업계 관계자는 "선세이지가 사용한 기법은 KKR 등 해외 사모펀드들이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LBO기법"이라며 "투자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서도 매각자금으로 금융비용과 차입금을 갚고 충분히 수익을 남기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격적인 LBO방식은 국내 M&A딜에서는 아직 잘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대금을 차입할 당시 담보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배임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였던 선세이지의 경우 인수기업인 만도의 자산이 아닌, 보유한 만도주식을 담보로 잡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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