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수색, '행복한 눈물' 못찾아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1.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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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이 용인 삼성에버랜드 창고에 대한 이틀 간에 걸친 압수수색을 마쳤다.

특검팀은 21일 오후 3시55분께부터 22일 밤까지 삼성가 소유의 고가 미술품이 보관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에버랜드 내 맹인안내견 학교와 자동차박물관 등에 수사 인력 20여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창고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이건희 회장 일가가 비자금으로 구입했다"고 폭로한 '베들레헴 병원(프랑크 스텔라 작)'과 '행복한 눈물(리히텐슈타인 작)' 등 30여점의 고가 미술품들이 발견됐는지는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압수수색에서 특검팀은 전문가를 대동한 가운데 낱개 포장이 돼 있는 미술품 수천여점을 일일이 동영상과 사진으로 찍으면서 확인작업을 벌였다.

특검팀은 압수수색이 마무리됨에 따라 창고에 있던 미술품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앞서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는 기자들과 만나 "필요할 경우 전문가를 불러 고가 미술품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며 "일단 김 변호사가 폭로한 리스트를 토대로 확인작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번 고가 미술품 수사가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용처를 밝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고 당분간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특검팀 관계자는 "확인작업 과정에서 김 변호사가 폭로한 작품 이외의 또 다른 고가 미술품이 발견될 경우에도 관련자들을 불러 구입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는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에버랜드 창고에는 그룹 계열사 건물에 걸어 둘 평범한 미술품들이 보관돼 있을 뿐 (김 변호사가 주장하는)해외미술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고가 미술품 존재 여부를 부인했다.

한편 특검팀은 압수수색과 동시에 이날 오후 2시쯤 이순동 전략기획실 실장보좌역(사장)과 이형도 삼성전기 고문 겸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핵심 인사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임직원 명의 차명계좌 개설과 비자금 조성 및 운영에 관여했는지를 캐물었다.

이날 이 사장 등은 7시간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오후 9시께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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