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인-노동계 23일 첫 만남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8.01.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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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엔 민주노총 방문-경제회생 위해 노동계 협조 부탁 전망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나서 경제계와 연쇄적으로 만나온 이명박 당선인이 23일과 29일 각각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방문한다. 이 당선인이 노동계와 만나는 것은 당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당선인은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해 이용득 위원장을 비롯한 노총 간부들과 1시간여동안 간담회를 가진다. 민주노총과의 간담회는 오는 29일 오후 4시30분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스스로 '친 기업적'이라고 규정한 이 당선인과 소외감을 넘어서 불만을 피력해온 노동계가 첫 만남에서 성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당선인은 잇단 재계와의 간담회에서 "노동계에도 경제살리기에 협조해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말한 만큼 양 노총과의 만남에서도 '노동계의 대승적 협조'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수위가 구상하는 노사민정 대타협 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노동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강압적인 노동정책은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위측 인사는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당선인이 노사문제에 있어서 그렇게 경직적이지 않다. 노동계와 만남을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이 당선인이 노동계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흔적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노동부가 보고한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자는 안을 거부한 것이나, 정부조직개편 소용돌이 속에서 노동부를 손대지 않은 것, 산업평화 정착을 위한 법령 개정 목적의 TF팀을 구성하겠다고 했다가 3시간만에 철회한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노동계와의 근본적인 시각차가 존재하는 만큼 양측의 요구와 주장이 '평행선'을 달릴 공산이 크다는게 노동계 주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민주노총은 새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계획에 맞서 23일 오전 11시 인수위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갖기로 하는 등 새 정부를 향한 대립각을 높이고 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도 "당선인과 만나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하지만 경제를 앞세워 노조가 무조건 희생하라는 요구는 단연코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더 나아가 "새 정부가 노조를 탄압하는 정책을 편다면 철도와 항공기를 세우고, 전기를 끊는 총파업으로 국가신인도에 타격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대선 전 이 당선인을 공식 지지하는 등 새 정부에 우호적인 한국노총도 '비즈니스 프렌들리' 행보를 견지해온 이 당선인측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대선 전에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을 통해 약속했던 사안을 지키지 않고서 기업 편들기적으로 일관한다면 정책협약 파기는 물론 한국노총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 노동 전문가는 "기업에게 선물을 많이 준 이 당선인이 노동계를 달랠 수 있는 카드를 내 놓느냐가 만남의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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