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111,800원 ▲800 +0.72%)는 22일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미국 엑손 모빌(ExxonMobil)에서 구자영씨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엑손 모빌에서 R&D 업무를 담당하던 구 사장은 SK에너지가 올초 조직 개편을 통해 출범시킨 P&T(전략기획& 글로벌 기술) 사장으로 활약하게 된다.
SK에너지가 동종업계 최고 기업에서 전문가를 영입했다면 농심과 현대상선은 전혀 다른 업종의 전문가를 구원투수로 데려왔다. 문제는 업종이 아니라 능력이라는 얘기다.
전자업종에서 뼈가 굵은 손 회장이 식품회사로 옮기게 된 것은 농심그룹의 오너인 신춘호 회장의 요청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건립한 연구개발 전담 R&BD(Reserch & Business Development)센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 회장이 손 회장에게 자문을 구한 것이 인연이 돼 회장으로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17,530원 ▼100 -0.57%)도 전혀 다른 업종의 전문가를 새로운 수장으로 데려왔다. 현대상선은 산업공학 석사 출신으로 미국 신시내티전자, 한국유리공업 부회장을 지낸 김성만씨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현정은 회장은 김 사장의 도덕성을 높이 평가해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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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은 김 사장이 경실련의 경제정의기업상, 공인회계사회의 투명경영대상을 수상하는 등 원칙적이고 투명한 경영으로 대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와 현대그룹이 추구하는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정착시킬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직 관료들의 공직경험을 활용하려는 인사도 연초부터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을 인재개발원장(사장)으로 영입했다. 대기업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출신 인사를 영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정 전 수석의 영입은 정몽구 회장이 직접 추진했다. 정 전 수석은 여수 엑스포 유치위원회 상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정 회장과 인연을 맺었고 정 회장은 정 전 수석이 청와대 인사수석 재임 당시 보여준 능력을 높이 사 인재개발원장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제고문을 지낸 유종근 전 전북지사는 대주그룹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유동성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주그룹 허재호 회장이 요청 해 전격적으로 이뤄진 인사다. 유 회장을 통해 채권금융기관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자금유치를 통해 그룹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평가다.
유 회장은 "IMF 당시의 외채협상 경험을 살려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하고 내실 위주의 경영을 통해 그룹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다.